▲<독도반환 청구소송> 표지
바다출판사
변호사가 쓴 소설 <독도반환 청구소송>은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봤음 직한 현실을 가정한다. 남과 북이 군사적으로 대립한 상황에서 일본의 해상자위대가 독도를 강제침탈하고, 영토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로 끌고 간다는 내용이다.
저자는 스스로 '재판 소설'이란 새로운 장르라 자평했다. 기존에 법정 소설이 추리나 스릴에 의존했다면, 이 책은 실제 재판 진행과 유사한 틀을 가지고 있다. 알고 보지 않으면 재판 기록을 읽는 착각이 들 정도다.
다만 아쉬운 점은, 너무 쟁점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물론 명확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썼다고는 하지만, 소설치곤 딱딱한 느낌을 준다. 재판이라는 큰 줄기 외에 다른 요소가 전혀 첨가되지 않았다. 극적인 재미도 찾아볼 수 없다. 또한 상당 부분 재판 서면에 할애해 더욱 지루한 감이 있다.
반면 그 덕분에 상당한 양의 사료를 익힐 수 있다는 장점은 있다. 좋게 말하면 군더더기가 없어 소송 상황이 빠르게 전개된다. 소송을 이끄는 변호사, 그리고 그를 보조하는 역으로 사학자와 국제법학자, 외무부 직원이 등장해 서로 보완적인 담론을 나누는 과정에서 독자는 배경지식을 쌓는다.
소설에서처럼 대한민국이 독도를 빼앗긴 상황에서 독도를 찾아올 수 있다면, 현재 상황에서는 우리가 독도를 빼앗길 염려가 없다고 확실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재판에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면 어떠한 도발에도 굳이 양보할 이유가 없다. 또한 독도 개발을 주저할 이유도 없다. - <독도반환 청구소송> '작가 후기'에서법은 그 자체로 논쟁적이다. 세상의 모든 일들을 예단해 놓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판사도 검사도 재판도 필요가 없다. 모든 법리적 충돌은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다. 각자 나름대로 이유와 논거를 가지고 대립한다. 그렇기에 사실관계를 분명히 하고 유리한 논거들을 수집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두 책 모두 법률 전문가가 지은 만큼, 감정적 측면에서 다소 불편함을 안는다. 일방의 의견이 아닌 상대방의 입장까지도 서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미래를 준비한다는 측면에서는 한 번쯤 고려해야할 문제다. 상대방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지식을 쌓아둬서 나쁜 건 없잖은가. 그냥 '독도는 우리 땅'보다는 '이런저런 이유로 독도는 우리 땅'을 말할 수 있도록, 그리고 일본 측의 주장을 논박할 수 있는 최소한의 사실을 알자는 것이다.
국제법을 알아야 논쟁할 수 있는 것들 (반양장) - 독도와 바다, 주권과 인권, 그리고 전쟁에 대한 약간은 불편한 진실
홍중기 지음,
한울(한울아카데미),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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