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차밭에 불을 밝힌 대형 트리. 차밭을 온통 형형색색으로 물들였다.
이돈삼
차밭은 사철 좋다.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싱그러운 매력을 뽐낸다. 가을도 겨울도 색다른 멋이 있다. 하루의 어느 때라도 아름답다. 차밭 고랑을 걷는 것만으로도 매혹적이다. 차밭에서 마시는 따끈한 녹차 한 잔도 감미롭다. 몸과 마음의 피로를 씻어준다.
보성 차밭으로 간다. 지난 14일이다. 모처럼 버스에 몸을 실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보성차밭으로 가기 위해서다. 지루하지도 않다. 광주에서 직통버스가 한 시간 조금 넘어 보성까지 데려다준다. 금세 도착한다.
보성버스터미널에서 쾌상들을 가로질러 차밭으로 간다. 이른바 '서편제 보성소리 득음길'이다. 발품을 팔아 차밭으로 갈 수 있는 길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도 괜찮다. 동알마을을 거쳐 쾌상들을 지난다. 하늘거리며 걷기 좋다. 한낮의 날씨도 그리 춥지 않다. 가을걷이를 끝낸 들녘이 스산하다. 텅 빈 들판에 곤포 사일리지가 널브러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