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6시 30분,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에 주민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김종술
17일 오전 5시 기자는 경남 밀양시 산외면 희곡리를 찾았다. 이곳은 밀양 송전탑 107번, 108번이 지날 예정이다.
오전 6시부터 골안마을 입구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지팡이에 의지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다. 먼저 나온 주민들은 불을 지피고 오전 7시가 가까워지면서 승합차 하나가 올라온다. 주민이 막아서자 되돌아간다.
주민들은 "저 놈들이 우리 숫자를 파악하러 온 놈인 거라"고 말했다. "내려가라, 여기 뭐하러 왔나. 내려가세요. 할머니들 그만 괴롭히고 내려가라"는 말이 새벽하늘에 울러 퍼진다.
마을 중앙으로 100여 명의 경찰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좌측 농로에도 100여 명의 경찰이 올라와 방패를 앞세우고 진을 치기 시작한다. 그 뒤로 한전 작업자 25명 정도가 산길로 올라간다. 할머니들이 "저리 빼돌리네"라며 우르르 몰려들지만, 수에서 밀린다.
"내려가라! 가려거든 우리를 죽이고 가라! 억울해서 환장하겠다. 이게 무슨 경찰이고. 경찰이 주민보다 한전 앞잡이 노릇하는 게 민주주의인가. 우리가 너희에게 한전의 개 노릇 하라고 세금을 내놔. 나쁜 놈들아 내려가라! 제발 내려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