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평화시위에 응원의 마음을 담은 음료와 핫팩을 건네는 시민들이 참 많았다.
문주현
사실 나도 '그래! 맞다, 이 친구들은 고3이지, 정말 뭘 알고 이렇게 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품었다. 부끄럽게도 말이다. 본격적으로 이들에게 묻기 시작했다.
"국민과의 소통 고리 끊어져..."첫 질문은 당연히 '민영화에 대해 알고 있느냐'였다.
"민영화에 대해 알고 있어요. 충분히 논의가 돼야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고 있잖아요.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꼭 이 민영화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쌍용차, 밀양 송전탑, 코레일도 다 이와 비슷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명쾌한 대답이다. 이어 이준희씨는 "정부가 소통을 해야죠, 그런데 언론도 통제하고 국민과 소통의 고리가 끊어졌는데 다시 그 고리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라며 대안까지 제시했다.
사실 이들이 들고 있는 피켓의 내용은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었다. 사회 첫 발을 내딛는 이들의 세계는 '민영화'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가기관은 권력의 편을 들고 자신들에게 주어진 임무보다 인터넷 댓글에 더 관심을 기울였다.
노동자·농민·서민들의 삶은 점점 추락하고 있고, 작은 몸부림조차 허락되지 않았다. '눈과 귀를 막으면 안녕할 거라는 믿음'은 권력을 휘두르는 이들을 대하는 우리들의 생존 방식일 수 있지만, 취업난·경제 위기 등 사회적 난제들은 더 이상의 침묵으로 생명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청소년 자살률 1위, 밀양 송전탑과 노동자들의 잇단 자살은 생존 방식의 전환을 이 사회에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