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창원(왼쪽) 전 경찰대 교수와 강연 사회를 맡은 윤범기(오른쪽) MBN뉴스 기자
박한창
영국 경찰은 유니폼 입은 시민그가 생각하는 한국 경찰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 표 교수는 본인이 유학했던 영국 경찰과 한국 경찰이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1829년 영국의 근대 경찰이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시민들은 조직화되고 다수이며 훈련을 받고 무장한 제복을 입은 남자들을 보며 국민을 억누르기 위한 군대를 만든 게 아닌지 경계했습니다. 그런 경계심을 없애기 위해서 '유니폼을 입은 시민'이란 모토하에 경찰제도가 꾸려지기 시작한 거죠." 표 저자는 가장 효율적인 치안은 시민들의 동의를 통한 것임을 강조했다. 현대 경찰 조직의 모체인 근대 영국의 예를 들어 경찰은 지배자가 다스리는 도구가 아닌, 바쁜 시민을 대신해 치안을 담당하는 것. 따라서 가장 효율적인 치안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동의와 협조를 통해 이루어질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바람직한 경찰 개혁 방안은 무엇일까?
"경찰을 평가하는 기준은 호감이 아니라 공정성에 대한 신뢰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민주정부 이후 경찰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경찰서에 우산을 비치하고 공부방을 만드는 등 본질과는 벗어난 접근을 했단 말이죠. 하지만 경찰은 순간적으로는 불친절하게 느껴지더라도 공정하게 수사한다는 신뢰를 심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그렇다면 공정하고 신뢰받는 경찰을 만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그는 선발과정과 교육, 훈련, 역할 모든 부분에서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경찰대나 순경시험 등을 통해 '성적순'으로 뽑는 경찰이 아니라 자신의 평소 학교 폭력 예방이나 정의감 등을 '스토리' 위주로 심사하는 호주 경찰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를 위해서는 전국에서 수백대 일의 시험으로 경찰을 선발하는 중앙집권적 경찰이 아닌 경찰의 지역화, 분권화를 통한 자치경찰제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표 저자의 강연 내용은 다준다연구소 홈페이지(dajunda.org)에서 팟캐스트를 통해 다시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