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붕 도서관 바로 앞엔 야외 테이블, 정자, 공원 화장실이 갖춰져 있다.
김종성
요즘같이 추울 땐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보온까지 잘된다. 버스 아니 도서관 창 밖으로 눈이 내리자 남자 아이들이 책을 읽다말고 밖으로 뛰어나가 눈사람을 만들고 놀아도 누가 뭐라하지 않는다. 버스 운전석이었을 자리에 앉아 있는 직원은 동네 주민들인 자원 활동가들이 대신하고 있다. 백발이 성성한 연세의 자원 활동가 아저씨는 대학교에서 준사서 자격증까지 딴 열혈 독서가다.
버스 속에서 책을 읽는 것뿐만이 아니라 버스 주변에 아예 돗자리를 깔고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다. 무료로 대여해주는 10개 정도의 돗자리가 구비되어 있는데 얼마전 가을엔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았단다. 물론 돗자리만 빌릴 순 없고 책과 함께 빌려야 한다. 자전거 동호회 지인이 동네에 재미있는 도서관이 생겨 아이들이 참 좋아한다며 자랑할 만하다. 도서관 바로 앞에 쉼터로 좋을 정자와 공원 화장실이 있으며, 걷기좋은 초안산 숲속길이 이어져 있어 여러모로 위치가 좋다.
글 짓는 작가는 자신의 생이라는 집을 허물어 그 벽돌로 다른 집을 짓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책을 읽는 사람들은 다시 그 작가들이 지은 책들을 벽돌 삼아 자신의 집을 짓는다. 우리가 읽은 하나하나의 책들이 우리의 세계를 이루는 벽돌이라면 그 벽돌들이 잘 붙어서 하나의 집이 되도록 도와 주는 게 도서관이 아닐까 싶다.
단순한 지식창고나 답답한 도서관의 느낌을 탈피하고 마치 놀이터처럼 자연스럽게 책과 가까워질 수 있는 '창골 붕붕도서관', 버스를 타는 것처럼 도서관에 가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 되는데 한 몫 톡톡히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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