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16년 개교 예정인 충북 영동의 황간 기숙형중학교는 황간·상촌·용문중학교를 통합한다.
남궁영진
학생 독립성 제고·교사부담 해소 등은 과제지난 3월 충북 영동교육지원청은 330억여 원을 들여 용문중학교와 상촌중학교를 통합, 황간중학교에 기숙형 학교를 건립해 2016년 개교하기로 확정했다. 황간중학교를 비롯, 향후 충북지역에는 제천·단양 등지에 모두 3개 기숙형 중학교가 건립될 예정이다.
기숙형 중학교는 정부가 추진하는 다양한 교육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농어촌 등의 낙후 지역 학교에 현대적 기숙사 시설, 우수한 교사, 좋은 프로그램을 지원해 학생들이 도시에 나가지 않고도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자는 정책이다. 기숙사 생활로 원거리 학생의 통학 불편이 해소됨은 물론, 초빙 교원제, 연구학교 지원, 방과 후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차체 및 시·도 교육청과 연계해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교육비, 기숙사비가 지원돼 금전적 부담도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많은 학교가 기숙형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숙형 학교는 학생들이 편안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쾌적한 환경이 조성돼 있다. 최신식 시설이 갖춰져 있는 기숙사는 가정에서와 유사한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선호한다. 기숙사 생활을 통해 스스로 사고하며 실천하고 남을 배려하는 공동체 의식을 키울 수 있다. 건전한 인격과 사회성을 함양할 수 있는 양질의 교육환경이 학생들의 피부에 닿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교육비 절감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자율적인 학교체제의 구축과 운영은 공교육의 충실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사교육의 접근 자체를 무력화한다. 이로써 학부모의 사교육비 절감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우수한 교사의 지도로 학생이 좋은 학교로 진학하면 공교육의 신뢰는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매력적인 기숙형 학교도 애로사항이 몇 가지 따를 수 있다. 자녀가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 생활한다 한들, 품 떠난 자녀들이 매 순간 걱정되는 게 부모 마음이다. 부모의 품이 익숙한 나이의 자녀가 한순간에 집 떠나 살기란 쉽지 않다.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는 적응 실패로 이어질 수 있고, 한참 예민한 시기인 학생들 간에 충돌이 일어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공동체 의식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오히려 반대의 경우로 작용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만 애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부모 역할과 선생님 역할을 해야 하는 교사의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프로그램의 성공적 운영을 위한 과중한 업무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교사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춘기의 예민한 학생과 이를 통제하려는 교사 사이의 갈등 역시 항상 도사리고 있다. 때문에 교사들은 항상 촉각을 곤두세워야 하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단점들을 보완·극복하면 기숙형 학교는 우리나라 교육을 한 차원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과 돌봄을 동시 병행하는 총체적 교육체제를 구축해야 하고, 학생 선도와 학습 지도 능력이 우수한 교사진을 포진하도록 해야 한다. 영동교육청 김영미 기숙형 중학교 업무담당자는 "교사로서, 부모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이들의 전문성과 소명감은 기숙형 학교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건"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