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골든 게이트 브리지(Golden Gate Bridge)에서 "대선무효, 박근혜 퇴진" 요구가 터져나왔다.
홍승환
지난 8일(현지시각) 장인환·전명운 의사가 친일 외교관 스티븐스를 암살한지 105년 만에 그 저격 현장인 미국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 '페리 빌딩(Ferry Building)' 앞에서 대통령선거 무효 함성이 터져나왔다.
비록 노인들이 샌프란시스코 영사관 앞을 먼저 선점해 충돌을 우려한 주최 측이 장소를 변경하면서 많은 인원이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독립운동의 현장인 페리 빌딩에서 민주주의 회복을 외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들은 모두 142명이 참여한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재외국민들은 사랑하는 조국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되었음을 심각하게 우려하며, 하루 속히 그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의 민주화를 염원하는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 거주하는 시민은 언젠가 내가 돌아가야 할지도 모르는 나라, 나의 아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갈 때 찾아갈 나라, 나의 부모 형제들이 살고 있는 고국의 요즘 형편을 보면서 가슴이 아프다"며 "우리의 형제 자매들이 목숨을 걸고 싸워 지킨 자유와 평등의 나라가 어두운 암흑과 공포의 시절로 되돌아가려고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들은 이어 "권력과 사리사욕에 눈이 먼 사람들이 국가기관들을 동원해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왜곡하고 이를 밝히려는 의로운 사람들을 모함과 압력으로 탄압하고 있다"며 "머나먼 타향에 있다고, 나와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이러한 불의를 그저 보고만 있기에는 너무나 가슴이 답답해 함께 뜻을 모아 마음을 함께 표현하고자 한다"며 시위와 시국선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박근혜 퇴진과 한국의 민주수호를 위한 샌프란시스코·실리콘밸리 시국선언'을 통해 "우리 미주 재외동포의 역사는 올해로 110년을 맞이했다. 백 여년이 넘는 동안 우리는 고국에 대한 자부심으로 이민 생활을 이어왔다. 재외국민의 국내정치에 대한 관심이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져야 함은 비극이다"며 대선 모든 과정의 공개를 요구한 뒤 "우리의 합당한 의심은 연평도 포격으로 무고한 주민을 학살한 북한의 지령 때문이 아니며, 다만 민주주의를 향한 민중의 오랜 염원일 뿐이다"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