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연희·심곡·검암동 지역의 음식배달 자영업자들로 구성된 ‘연심회 상인협동조합’ 이 오전 10시 30분 롯데리아 연희점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24시간과 배달 영업 중단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장호영
"동네에 들어와 있던 롯데리아와 맥도날드가 2년 전부터 24시간 영업과 배달을 하더니 야식 배달을 싹쓸이 하고 있습니다. 보통 음식 배달업의 평균 배달 가격이 1만5000원 정도인데 롯데리아와 맥도날드는 7500원부터 시작해 24시간 배달을 합니다. 엄청난 자본과 유명 연예인을 동원해 공중파 방송에서 이미지 광고를 하고 그것도 모자라 골목 집집마다 '7500원부터 배달 시작, 24시간 배달'이라는 내용이 담긴 전단지를 도배하고 있습니다. 마치 저인망식 쌍끌이 어선처럼 음식배달업의 골목골목까지 휩쓸고 다니는 것입니다. 최소한의 상도조차 저버린 이들의 영업 방식에 우리 영세 소상인들은 생존권마저 위협받는 참담한 실정입니다."대형마트·SSM(기업형슈퍼마켓) 등 대기업유통재벌들의 횡포에 맞서 싸우던 자영업자들이 대기업 패스트푸드점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전국에서 첫 싸움이다.
인천 서구 연희·심곡·검암동 지역의 음식배달 자영업자들로 구성된 '연심회 상인협동조합' 조합원 50여 명은 4일 오전 10시 30분 롯데리아 연희점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조합원 외에도 인태연 전국유통상인연합회 회장, 이광호 평화와참여로가는인천연대 사무처장, 구재용 인천시의회 의원 등 시민단체 회원과 지역 인사들도 함께 했다.
참가자들은 집회에서 "대기업 패스트푸드점들의 영업 방식이 무자비한 공룡처럼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며 "이들의 24시간과 배달 영업으로 매출이 10~30% 중단했다"고 24시간·배달 영업의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 지역은 행정타운으로 관공서도 많고 주변의 학교도 9곳이나 돼 가끔 나오는 단체 주문은 가뭄에 단비처럼 장사할 맛나게 하는 활력소였다. 하지만 패스트푸드점들의 24시간·배달 영업으로 단체주문은 거의 끊겼고 이들의 오토바이만이 단체 주문 배달을 쉴새없이 하고 있다.
3~4년 전만 해도 웬만한 피자나 치킨점의 경우 1~2명의 배달원을 뒀으나, 지금은 부부 둘이서도 인건비를 건지기 어려워 다른 돈벌이까지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특히 꽤 있던 야식업소가 몇 년 사이 점점 줄더니 마지막 야식집이 지난 10월 말 문을 닫는 일도 발생했다.
이들은 야식업소를 밀어낸 장본인이 바로 24시간 배달하는 패스트푸드점들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패스트푸드점 때문에 지역의 음식배달 자영업자들이 모두 죽을 위험에 처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