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학교 교실 모습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똑같지 않아요. 조금씩 발전합니다.
매거진군산 진정석
교장선생님은 아이들하고 똑같이 스쿨버스를 타고 다녀 본다. 아이들이 집에서 휠체어를 타고 나오지만 학교에서는 걸어 다니는 게 선생님들의 사랑 덕분이라고 칭찬한다. 교장실에 있지 않고, 항상 돌아다닌다. 교권 침해니까 교실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는다. 대신, 교장실과 교실 유리창을 다 투명하게 바꿨다. 학부모도 언제든 학교에 와서 아이들을 볼 수 있다.
"명화는 지금 교장선생님이 오시면서 달라졌어요. 초임지로 명화에 온 선생님들은 '특수학교가 이런 데구나'를 배워요. 사랑과 열정을 쏟아 부어요. 우리 학교가 워낙 좋아지니까 전학 오는 애들이 많은데 더는 못 받아요. 운동회 끝나고 나서, 어떤 교감 교장 선생님이 애들하고 디스코 파티를 합니까?"송영숙님의 말에 서혜란 교감선생님은 부끄러워했다. 아침마다 등교하는 애들에게 "사랑합니다", "알라뷰"라고 서슴없이 들이대며 아이들 볼에 '키스 마크'를 남긴다는 야성미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일반학교에서 마지막 선택으로 오는 특수학교, 전학생에게 "죽을 힘을 다하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교감선생님의 진심은, 부모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운영위원회 진선미 부위원장은 "우리 학교 자랑 1호가 교장·교감선생님이에요"라고 했다. 그녀의 아들 성준은 의사소통이 된다. 아픈 아이라는 티가 안 난다. 그러나 경기를 하면서 쓰러진다. 그녀는 성준의 초등 입학을 앞두고, 특수학교들을 알아봤다. 그 곳에서 만난 한 선생님은 "여기 특수학교 아이들은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다 똑같다"고 했다.
생각할수록 아픈 말이었다. 그래도 성준 엄마는 아이를 태우고 군산에서 전주까지 날마다 오갔다. 남들이 극성이라고 해도, 엄마니까 할 수 있었다. 고심 끝에 선택한 학교에서 성준이는 큰 변화가 없었다. 완전 낙담한 뒤에 명화학교를 선택했다. 집하고 가깝다는 장점 하나만 보고서. 성준과 엄마는 지금의 교장·교감 선생님이 온 뒤에는 평화롭다.
한두현 교장선생님은 교사들이 아이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하려고 불필요한 교직원 회의는 안 한다. 교육현장을 보면, 행정 잡무가 엄청나게 많다. 교사가 일거리를 들고 교실로 가면, 아이들은 방치된다. 업무 포털을 도맡은 교감 선생님과 교무실무사가 교육행정 업무를 줄여준다. 교사들은 점심시간에도 교무실에 오지 않고, 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낸다.
"세상에 없애야 할 개는 편견과 선입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