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민주당 대변인이 펴낸 <즐거운 정치> 표지
김관영(45) 민주당 수석대변인(아래 김 대변인)이 지난 1년 반 동안 의정활동을 하면서 느낀 소회를 담은 <즐거운 정치>(명문)를 펴냈다. 초선인 김 대변인은 전북 최초 고시 3관왕으로 그동안 몸으로 깨달았던 경험과 정치에 뛰어들게 된 배경, 국회활동 성과. 추구하는 정치적 가치 등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그는 머리말에서 "진작부터 책 제목을 <즐거운 정치>로 정해놓았지만, 현실 정치는 하루가 다르게 '괴로운 정치'로 변하는 상황에서 제목이 적절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들어 고심했으나 결국 고수하기로 정했다"고 밝힌다. 괴로운 정치에 짓눌릴수록 즐거운 정치를 추구해야 할 당위성이 커지기 때문이라는 것.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9월 24일 정기국회 동안 국회를 사수한다는 내용의 정기국회 행동지침을 확정하고 '국회 상주투쟁'을 한 달 넘게 벌였다. 김 대변인도 의원회관 사무실에 간이침대를 준비해놓고 거의 매일 국회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출퇴근이 없어지면서 시간에 여유가 생기자 국정감사 준비와 꼭 읽어야겠다고 별렀던 전직 대통령들 자서전 '테마 독서'를 시도한다,
"반대하는 국민을 배려했던 DJ, 반대했던 국민 반대하는 박근혜"김 대변인은 국회 상주투쟁 동안 자신(대통령)의 이름을 내건 공식 자서전과 회고록을 통해 만난 노태우, 김영삼(YS), 김대중(DJ), 노무현 전 대통령들과 오늘의 정치를 비교 분석하면서 "2013년 가을의 문턱에서 박근혜 정권 하에 후퇴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면서 네 전직 대통령과 조우했다"며 착잡한 심경을 전한다.
그는 <김대중 자서전> 2권 547쪽에 나오는 '정치인으로서 훌륭하게 성공하려면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가져야 한다'는 대목을 거론한다. 이어 "대학생에게 해주는 조언이지만 나에게도 깊이 공감이 가는 말이다"며 "반대하는 국민을 배려했던 DJ, 반대했던 국민에 반대하는 박근혜"로 비교하면서 문제점도 제시한다.
"2013년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은 답답하기만 하다. 그 원인은 민주당에 투표했던 48%의 국민을 깡그리 무시하는 정국 운영에서 찾을 수 있다. 선거에 이긴 쪽은 전부(全部), 진 쪽은 전무(全無)라는 대통령 중심제의 단점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52%도 공안검사 출신들과 극단적인 대결의식으로 무장된 군(軍) 출신 강경론자들, 경제민주화에 냉소적인 고위관료들로 국정이 운영되는 모습을 예상하며 지지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어 김 대변인은 "JP(김종필), 박태준 등과 연합해서 정권을 잡고, 국정운영을 분담했으며, '노태우 사람'이었던 김중권을 비서실장으로, 민정당 출신 이종찬을 국정원장으로 발탁했던 DJ식 정치실험이 조명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DJ의 '공동 정권' 모델은 결과적으로 실패했지만,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하는 것이 후배 정치인들에게 주어진 과제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무책임이 자질부족인지, 고의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