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천막당사한나라당 천막당사는 대표적인 언더독 전략의 일환이었다.
오마이뉴스
이후 2006년 5월 20일, 신촌에서는 결정적으로 커터 칼 테러 사건과 '대전은요?'발언으로 언더독의 최절정 신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야말로 언더독 전략을 펼치는데 있어서는 지금까지 박근혜 후보를 따라갈 자가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밴드왜건과 언더독 - 창과 방패사실 이 밴드왜건 전략과 언더독 전략을 다섯 글자로 줄일 수 있습니다.
밴드왜건 - 줄을 서시오!언더 독 - 나좀 보시오!
밴드왜건은 앞서는 후보자가 천하를 평정하기 위해 호령을 합니다. 줄을 서라! 제대로 서라! 그렇지 않으면 재미없다! 뭐, 이 정도의 메시지를 보내면 약삭빠른 정치권의 불나방들은 일제히 날아오릅니다. 그것이 대한민국 공동체의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위한 것이라고 스스로 세뇌하면서 권력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러다가 '김민새'라는 별명을 얻으면서 추락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나꼼수에서 이야기 하듯 최시중의 양아들이 되어 최고의 권력 지근거리에서 권력의 단물을 빨아 먹습니다.
이에 비해 나를 좀 보아달라는 언더독은 말 그대로 마음이 짠합니다. 후보자는 고군분투하면서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립니다. 선거 시기에 언론과 국민 모두 흥분상태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눈물샘을 자극하면 금방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가 됩니다. 인지도도 높이고 때로는 지지도가 올라 역전까지 합니다. 언더독에 관하여 하여간에 박근혜 후보가 '갑'입니다. 감성정치의 대가인 그녀를 따라갈 후보가 아직까지 없습니다. 그때는 그랬습니다.
밴드왜건과 언더독은 창과 방패 전략입니다. 창으로 휙휙 찌르면 방패로 턱턱 막아내어 막상막하의 결과에 많은 사람들이 숨을 죽입니다. 그러다가 실수를 하는 쪽이 지는 것이죠.
하지만 요즘은 방패전략과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지도가 높은 후보가 대세론을 주창하다가 혹시 모를 역풍(逆風)을 피하기 위해, 또는 지지자를 결집시키기 위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또 후보자의 이미지가 온건 하거나 차분할 때 그 이미지를 지킬 필요가 있다면 언더독 전략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선거 전략으로 미래를 창조하지 못 한다밴드왜건과 언더독 전략에 관한 개념정리는 이 정도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이와는 전혀 다른 차원에 있습니다. 밴드왜건이나 언더독 모두 사람의 심리를 고도로 이용하는 전략입니다. 그래서 이들 전략에 의하면, 국민은 눈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다 표로만 보이는 것이죠. 그래서 딕 모리스는 '재미있는 파워게임'이라고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선거는 전략 하나로만 수행하지는 않지요. 갈라치기 전략도 하면서 중도층에 다가서기도 하고 밴드왜건 전략을 구사하는 듯 하다가 언더독으로 빠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들 전략의 궁극적 목적은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권력의 획득에 있지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 주거나 국민대통합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는 그들에게 표를 던지고 희망을 갈구합니다. 뭔가 대신 해 줄 것 같은 모습에 속는다는 것입니다.
저는 선거 전략을 연구하면서 오히려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세련된 선거 전략으로 유권자의 표를 모을 수는 있지만 사회를 개혁하고 정치를 혁신하며 제대로 된 대한민국 공동체를 만드는 것은 할 수도, 할 능력도 없다는 것입니다. 박근혜도 못 하고 문재인도 못 하며 안철수도 할 수 없습니다.
세련된 선거 전략으로 권력을 거머쥘 수는 있을지언정 더 나은 사회로 진일보 하는 것은 그 권력이 할 수 없습니다. 오로지 그 권력을 선출한 국민만이 할 수 있습니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 하면, 세련된 선거 전략으로 잠깐 국민의 눈을 속일 수는 있습니다만 그 선거 전략으로 국가 공동체의 발전을 약속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선거 전략으로 미래를 창조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지금 2013년 현실의 혼란은 이를 사진으로 보여주듯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권력은 국민의 손에 통제가 되어야 하고, 통제된 권력은 국민에게 복종해야 합니다. 국민과 맞서는 권력은 그 권력이 아무리 철권통치를 통해 쥐락펴락 사회를 뒤흔드는 힘이 있더라도 결국은 비참한 종말을 맞게 됩니다. 지금의 권력들에게 주는 역사의 경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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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요한, 1969년 서울 산(産), 2000년부터 방송에 관심 있어 주변을 맴돌다 2005년 우연히 얻어 걸린 라디오 전화인터뷰부터 시사평론 방송시작, 2014년부터는 경제 Agenda에 집중, 시사경제평론을 하면서 몇몇 경제채널 출연하고 있음, 어떻게 하면 쉽게 이야기 할 수 있는지 종일 고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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