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인 선대인연구소장이 25일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부동산 패러다임 전환기의 생존법' 강연을 하고 있다.
김동환
"집은 늘어나는데 그걸 사줄 수 있는 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30년에는 2000년의 1/4 수준으로 줄어들어요. 지금 전세난 심각하다고 빚 내서 집을 사면 평생 빚 갚으면서 살게될 수 있습니다."국내 부동산 시장이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었으며 2~3년 후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축소되면 가계부채 위기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은 25일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열린 '부동산 패러다임 전환기의 생존법' 강연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금 전세값이 오르는 이유는 안전한 전세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면서 "지금보다 집값이 20% 더 하락하면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50%가 위험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가 가계부채를 이용해서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고 있는데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 등 '출구전략'을 시작하면 가계부채 문제가 폭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가 진짜 그 집의 가치"선대인경제연구소에서 주최한 이날 강연의 주요 골자 중 하나는 '인구'였다. 급격한 출산율 저하와 1인가구 증가로 앞으로는 점점 집을 살 수 있는 구매자 숫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첫 번째 강사로 나선 우석훈 내가꿈꾸는나라 공동대표는 향후 주택시장의 변수로 전세계적인 '청년 솔로현상'을 꼽았다.
"통계자료를 보면 한국은 10년 후에 약 30%만 결혼을 할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미국이나 일본도 비슷하게 가고 있어요. 1인 가족이 늘어나게 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게 '배드타운'입니다. 젊은 '솔로'들이 이런데서 사는 것보다 좁고 불편하더라도 홍대, 종로, 강남, 신촌 등 도심과 가까운 입지를 선호하거든요."통상 가정을 구성하고 자녀가 있는 가장들이 집을 구매하는데 향후 늘어나는 가장들은 배드타운에 있는 집을 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런 지역부터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우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는 강남이나 광화문 같은 도심에서의 거리와 해당 주택의 유지비가 집값을 결정하는 주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 대표는 집을 구매하는 가구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근거로 최근 늘어나고 있는 '캥거루족' 현상을 지목했다. 캥거루족이란 성인임에도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의존하는 젊은 세대를 말한다. 지난해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는 48만 6000여 명 정도의 캥거루족이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는 "청년 솔로의 특징은 경제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라며 "이들은 1인 가구로 독립하는 게 아니라 부모에게 기생하는 '기생 솔로'가 되는데 일본에서는 이미 이와 관련된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사회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국내 부동산 경기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구매자가 없어지면 가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우 대표는 "지금 서울 아파트 매매가의 60~70%가 전세 가격인데 그게 진짜 그 집의 가치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