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니 닦는 중틀니를 닦을 때는 수건을 준비하고, 그릇에 물을 담아 그 위에서 닦는다. 유사회복지사는 미리 부탁한 대로 양푼 위에 비닐을 씌운 상태로 물을 받아 준비해 놓았다.
정민숙
유 사회복지사가 둘째의 엄마가 되는 예정일은 내년 1월 정도다. 그녀가 출산휴가를 받고나면 그 후에 나와 서울특별시립 도봉노인종합복지관의 관계가 지속될는지는 모르겠다. 구글 에릭 슈미트 회장이 지난 10월에 서울대에서 한 강연 '다음을 준비하는 방법'에서 이런 내용을 말했다. 프로그램 개발자들은 계속해서 개발에 몰두해야 한다고. 그런 개발자를 찾아서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사람은 바로 자기 같은 사람이라고.
나는 많은 구강보건교육 교수방법을 배운 후 현장에 맞게 프로그램을 만들어 여러 가지 매체를 이용하여 직접 교육을 한다. 같은 대상자에게 한 번으로 끝나기도 하고, 백 명이 넘는 인원을 동시에 교육할 때도 있고, 소수의 인원에게 여러 번 재교육을 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그 대상자들에게 맞는 교육을 만든다. 그러나 내가 아무리 좋은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놓아도 현장에서 사용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이러한 교육을 보건소에서 하기도 하고, 여러 복지회관에서도 진행하는데, 역시 제일 중요한 것은 준비된 교육자에게 교육을 의뢰하고 믿고 지원하는 것이다. 내가 하는 교육의 질이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재교육은 없어지는 것이고, 교육을 의뢰하는 곳에서 교육자를 대하는 태도가 너무나 불손하다면 내가 거절하면 된다. 그런 경우 없이 서로의 진심과 의지가 통하면 아무리 어려운 환경이라도 '보람'이라는 커다란 나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유 사회복지사가 에릭 슈미트 회장처럼, 지역 어르신들에게 제공하는, 많은 프로그램들을 진행하는 강사들을 잘 섭외한다면, 강사들은 그 경로당에 맞는 교육들을 잘해 내어, 어르신들 삶의 질도 올라가고, 어린 연령대의 강사들과 어르신들이 어울리는 현장은 서로가 서로에게 보고 배우는 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신뢰하는 유사회복지사의 능력은 아주 탁월하고 사람도 좋아서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놓아 즐겁고 행복하게 어르신들을 만나고 왔다.
나를 차에 태워 쌍문역 버스 정류장까지 오는 길. 운전하는 그녀에게 올해는 그만 교육하고 싶으니 교육 관련 전화는 하지 말라고 했다. 그녀는 파안대소를 하며 알겠다고 하더니, 내년 출산 휴가가 끝나면 바로 전화할지도 모른다고 한다. 만일 유 사회복지사의 전화를 받으면 나는 할까 말까 망설이지 않고 일단 하자고 말 할 것 같다. 왜냐하면 그녀는 진짜 사회복지사 일을 하는 내 친구니까.
사람이 살아가는 데는 아주 여러 가지가 필요한데, 그 중에 제일은 사람 사이의 훈훈한 정 같은 사랑이다. 가족에게도 이웃에게도 꼭 필요한 것. 가방 속의 고구마와 유사회복지사의 웃음이 자원봉사자인 나를 행복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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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사 . 구강건강교육 하는 치과위생사. 이웃들 이야기와 아이들 학교 교육, 책, 영화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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