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가 왕비를 위해 지었다는 아미산 동산에 있는 아미산 굴뚝은 보물로 지정된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조경희
아미산 공원이라 이름 지어진 이곳은 태조가 왕비를 위해 선물한 동산이다. 왕은 궁궐의 대부분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었지만, 왕비는 궁궐 내에서도 거동이 자유롭지 못했다고 한다. 이를 안쓰럽게 여긴 태조는 왕비의 답답한 마음을 풀어주고자 동산을 선물했다.
봄이면 꽃이 피어 더욱 아릅답다는 아미산 동산은 소담하고 아름다웠다. 천천히 동산을 거닐며 태조의 마음을 느꼈을 왕비. 그녀가 밟은 동산의 흙 하나 풀 하나가 참으로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교태전 뒷편에 숨겨진 이곳은 왕비를 향한 왕의 마음이 달아날까 아쉬워 교태전이 꼭 품고 있는 듯 보인다.
당신에게 소중한 것은 저에게도 소중해요교태전을 지나 대부분은 바로 옆에 자리한 경회루를 보게 되며 루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되돌아 나가기 바쁘다. 하지만 경북궁에서 가장 아름다운 궁. 건청궁이 남아 있다. 건청궁은 교태전 뒤편을 따라 여자 보폭으로 10분 정도 떨어져 있다. 다른 전들이 비교적 가깝게 있는 것에 비하면 꽤 먼 거리이다. 건청궁을 향해 걸으며 '아 궁궐이란 매우 넓구나'라고 느꼈을 정도다.
한참을 걷다 보니 저 멀리 조금은 다른 양식의 건물이 보인다. 청나라의 양식으로 보이는데 고종의 서재인 집옥재이다. 집옥재의 왼편으로 보면 소박한 사대부 집 양식이 자리 잡고 있는데 이곳이 바로 건청궁이다.
건청궁에 들어가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경복궁을 둘러보고 아픈 다리를 쉬어 가는 사람들이였다. 가이드의 설명을 듣지 못했다면 나 역시 저들과 마찬가지로 이 새로 지어진 쉼터에서 좀 쉬어가지 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