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항마을
변종만
일몰이 아름다운 꼬들개에서 대항마을까지 바닷가를 따라 굽이길을 걷는다. 초창기의 정착민들이 힘들게 삶을 일구던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 있다. 해품길은 굽이를 돌아설 때마다 달라지는 풍경들이 매력적이다. 대항마을에 들어서면 사람들의 발길과 높이가 같은 야트막한 지붕들이 이색적이다. 수령 300여 년으로 대매물도의 당산나무인 후박나무(경남도기념물 제214호)가 마을 뒤편에 있다.
예술가는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안목이 특별하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뭇조각, 숟가락, 플라스틱파이프 등으로 당금마을이나 대항마을 곳곳에 멋진 문패와 조형물을 만들었다.
대항마을에서 당금마을로 가는 산길에서 귀여운 조형물들이 쉼터를 알리는데 대항마을과 선착장, 소매물도와 가익도, 건너편의 대항마을과 선착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구판장에서 물건을 사며 마을 주민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섬 사람들의 인심이 살갑게 느껴진다.
저녁 시간이 되자 당금마을 선착장의 가로등이 불빛을 밝힌다.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서야 우리 일행을 태운 유람선이 왔던 길을 달려 저구항으로 향한다. 간간이 뿌리는 빗방울이 사방을 더 어둡게 만들지만 등대의 깜빡이는 불빛이 외롭게 바다를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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