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부문 수상자 박찬승 교수의 저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돌베게)
돌베게
사회부문 수상자인 장완익 변호사는 일제치하 강제동원피해와 친일문제, 한국전쟁기 민간인 집단 희생과 국가폭력에 의한 인권침해 등 과거사 전 분야에 걸쳐 헌신해왔다. 그 결과 2012년 미쓰비시 중공업과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한 강제동원피해 손해배상소송에서 전범기업의 책임을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거두기도했다.
또한 <강제동원피해진상규명법><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법>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의국가귀속에관한특별법>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기본법> 제정 과정에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국가 차원의 과거사청산에 디딤돌을 놓은 업적을 평가 받아 수상의 영광을 얻게 되었다.
장완익 변호사는 수상소감에서 미쓰비시중공업과 신일본제철을 상대로한 '강제동원피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패소를 거듭했을 때의 참담한 심경을 회상하며 이야기를 꺼냈다.
"두 소송의 패소로 일본 사법부를 통한 정의 실현은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한국 법원에 일말의 기대를 갖고 제기한 소송이 피해자들에게 더 큰 상처를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막막하고 자책했다. 그러나 우리 대법원의 승소 판결로 강제동원피해자 운동이 기사회생하였다."그러면서도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아직 진행 중인 6건의 소송에 대한 걱정과 군인, 군속 피해자 구제를 위해서는 아무런 행동도 하고 있지 못한 점, 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이 최근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제출한 조정 신청 역시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지난 20세기의 우리 역사는 처음부터 일제 강점으로 시작하여 한국전쟁, 독재정부 등 100년 내내 국민이 이리 차이고고 저리 뒹굴면서 참고 당하기만 한 시기였다. 21세기 벽두부터 시작하여 10여년 진행된 과거 청산 작업도 100년 동안 쌓인 고통을 풀기에 너무나도 모자랐다고 생각한다. 국가가 행한 잘못된 일은 비록 오랜 시간이 지났더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임종국 선생님이 바라셨던 사회가 바로 그런 사회일 것이다."두 수상자의 수상 소감은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과 오버랩되며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2008년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촛불과 함께 경쾌하게 울려퍼진 노래 '헌법 제 1조 –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는 5년이 지난 지금도 많이 회자되고 있다. 최근에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할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사실이 드러나면서 많은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금 권력층이 보이고 있는 은폐와 왜곡은 민주공화국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이다.
공기의 존재를 의식하게 되는 순간이 공기가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처럼, 민주주의란 무엇인가를 되묻게 되는 오늘 우리 현실은 곧 민주주의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문장은 2013년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이러한 시점에 대한민국 헌법 1조 1항의 역사와 의미를 연구한 박찬승 교수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는 길을 잃어가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에 좌표를 제시해주고 있는 것과 같다.
또한, 지금의 일본 극우세력인 아베 정권은 제 2차 세계대전 후 제정된평화헌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군대보유와 전쟁금지' 조항을 개정하려고 하는 것은 물론 군사무장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세기 초 일본의 제국주의 야욕으로 인해 생긴 침략의 상처는 동아시아 도처에 여전히 그대로 남아있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의 사과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고 강제동원피해자들에 대한 전범 기업과 정부는 여전히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상황에서도 역사 속에서 상처받은 이들에 대한 보상과 치유의 책임을 져야 할 우리정부는 오히려 과거사를 왜곡하고 미화하기 바쁘다. 박근혜 정권에서 벌어지고 있는 뉴라이트의 역사교과서 채택 시도 등 왜곡된 역사관은 과거사 피해의 진실을 밝히려는 이들의 힘을 더욱 빠지게 한다.
"국가가 행한 잘못된 일은 비록 오랜 시간이 지났더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임종국상을 받으면서 제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봅니다."장완익 변호사의 말이 무겁게 들려오는 이유이다.
기념식 서두에 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 장병화 회장은 기념사에서 "이 자리가 축하와 더불어 결의를 다지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지금 우리 모두가 되새겨 봐야 할 지점들인 헌법정신, 민주주의, 인권, 역사정의, 경제민주화 등이 두 수상자의 연구와 활동 속에 오롯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가치를 중심으로 정의가 바로선 나라를 위해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더욱 노력하고 분발하자는 시대적 결심이 제 7회 임종국상이 갖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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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국 선생의 꿈, 아직 이뤄지지 못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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