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우의 자연은 미래 인류의 자산입니다.
이안수
어린이가 주연인 영화는 그때도, 지금도 기획되거나 만들어지지 않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전 연령대가 관람 가능한 가족영화나 어린이 영화는 상업성이 크지 않으므로 제작자들이 쉽게 돈을 들이려는 분야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의 모든 어린이들은 할리우드나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그들의 사고와 상상으로 만들어진 꿈에 길들여질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2그런 의미에서 나리가 어렵게 기획된 가족 모험영화에 주연으로 발탁된 것은 큰 행운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영화의 계약에 단서를 달았습니다. 팔라우에 저의 둘째딸과 아들을 동행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어린 나리의 장기간의 촬영을 위해서는 어머니의 동행이 필수적이었으므로 두 모녀가 떠나고 저와 어린 남매만 한국에 남게 되었을 경우 제가 곤란해지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잡지사의 편집국장으로 근무할 당시였으므로 생활이 몹시 불규칙한 때였습니다. 편집 마감을 위해 간혹 밤샘도 감수해야하는….
보다 중요한 이유는 아이들의 경험을 위해서였지요. 어리시절 다른 문화권에서의 생활을 통해 그들의 본질적인 삶 자체를 경험하는 것은 교실에서는 도저히 배울 수 없는 값진 기회라고 여겼습니다.
영화제작사에서도 이것은 크게 무리되는 요구가 아니었습니다. 어차피 주연배우와 그 부모를 위한 집을 렌트해야했고 식사는 캐스트와 스태프들을 위해 한국에서 요리사가 대동되었으므로 숟가락만 얻으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단지 왕복 항공권 두 장이 덧붙여지는 것일 뿐이었습니다.
특히 후자의 경우는 제 의도가 주효해서 현재 아이들의 생각 방식과 지향하는 바가 남달라졌다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