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넣었는데... 왜 고구마가 썩었을까

추운 겨울, 뿌리작물 관리는 스티로폼 박스 하나면 끝

등록 2013.11.14 13:50수정 2013.11.14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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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추는 영하 3~5도에도 견디며, 찬서리를 맞으면 얼었다 풀렸다를 반복하면서 단단해지고 쉽게 짓물러지지 않는 김치가 된다.
배추는 영하 3~5도에도 견디며, 찬서리를 맞으면 얼었다 풀렸다를 반복하면서 단단해지고 쉽게 짓물러지지 않는 김치가 된다.오창균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날씨가 하루하루 추워지는 가운데 텃밭에 남겨진 작물들을 걱정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김장하는 날에 맞춰서 작물을 수확하기 때문에 이른 추위에 밭에 남겨둔 배추와 무 등 김장 작물이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몇 년간의 경험에 의하면 배추는 영하 3~5도에도 냉해 피해를 입지 않는다. 오히려 적당한 추위는 부드러운 섬유질의 세포 조직을 단단하게 해준다. 약간은 거친 맛이 생길 수도 있지만 짓무르지 않는 탱탱한 김치를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무는 다르다. 무는 수분이 많은 채소기 때문에 영하로 내려가면 얼고 바람이 들어서 맛이 떨어진다. 영하의 날씨가 며칠간 지속된다면 보온 비닐을 덮어주거나 수확 후에 무청(잎)을 떼어내고 서늘한 곳에 보관을 하는 게 좋다.

겨울 추위를 걱정해야 하는 것은 김장 작물보다는 가을에 수확한 고구마 같은 뿌리작물들이다. 추위에 얼지 않도록 보관을 잘한다면 다음해 봄까지 먹을 수도 있고, 다시 작물을 키우는 데 쓰일 종자로 삼을 수도 있다.

겨울잠 자는 휴면작물 봄까지 보관하기

뿌리작물은 겨울 동안 휴면 상태(동물의 겨울잠과 같은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를 거쳐 봄이 되면 싹을 틔우려고 잠에서 깨어난다. 그 기간에 저온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온도 변화가 들쑥날쑥해지면 작물은 불면증을 겪는 것처럼 휴면을 취하지 못해 썩거나 불량종자가 된다. 고구마를 냉장고에 보관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하루에도 수십 번 냉장고 문을 여닫으니 온도를 유지할 수 없다.


고구마·야콘·생강·토란과 같은 뿌리작물을 실내에서 손쉽게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주변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스티로폼 박스만 있으면 된다. 박스는 두껍고 크면 좋다. 작물이 휴면을 하는 동안 호흡을 할 수 있도록 박스에 새끼손가락만한 구멍을 몇 개 만들어주자. 그리고 박스 안에는 보온력을 높일 수 있는 볏짚이나 왕겨를 깔아주거나 신문지와 같은 종이를 상처가 없거나 적은 작물들과 함께 넣어주면 된다.

 스티로폼 박스는 채소를 보관하는 데 알맞다. 호흡을 할 수 있도록 작은 구멍을 사방에 몇개만 뚤어주면 된다.
스티로폼 박스는 채소를 보관하는 데 알맞다. 호흡을 할 수 있도록 작은 구멍을 사방에 몇개만 뚤어주면 된다.오창균

 스티로폼 상자 안에 신문종이를 몇 겹 깔아주고 작물을 넣고 신문종이 깔아주면서 몇 겹으로도 보관이 가능하다.
스티로폼 상자 안에 신문종이를 몇 겹 깔아주고 작물을 넣고 신문종이 깔아주면서 몇 겹으로도 보관이 가능하다.오창균

작물 보관에 적합한 실내 장소로는 거실이나 현관 안쪽 등이다. 외부의 찬 공기를 막아주는 곳이면 되는데, 이와 같은 장소에서는 박스를 천장에 가깝도록 올려놓으면 된다. 만약 난방이 안 되는 곳이라면 바닥에 보관해도 된다. 아파트의 발코니는 보온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으며, 난방을 해주는 방 역시 실내 온도가 높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다.


위와 같이 해두면 봄이 오는 3월까지 작물을 보관하면서 싱싱한 상태로 먹을 수도 있고, 나중에 종자로도 사용 가능하다.

겨울잠 깬 휴면작물, 싹은 어떻게 틔워주나

 봄이 되면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상자에서 싹틔우기(모종)을 할 수 있다. 고구마 모종을 만들고 있는 모습. 흙을 5cm 정도 덮어주고 물은 한번만 주고 햇볕이 좋은 곳에 두면 된다.
봄이 되면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상자에서 싹틔우기(모종)을 할 수 있다. 고구마 모종을 만들고 있는 모습. 흙을 5cm 정도 덮어주고 물은 한번만 주고 햇볕이 좋은 곳에 두면 된다.오창균

이렇게 보관한 작물을 종자로 사용할 경우, 밭에 옮겨 심는 시기에 맞춰서 싹 틔우기(모종)를 해주면 된다. 장소는 햇볕이 잘 들어오는 실외나 베란다와 같은 실내에서도 가능하다. 모종으로 싹을 틔우는 기간은 작물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겨울 날씨가 풀리는 3월 중순에서 4월 초순에 시작해 30~40여 일 동안 모종을 만들어 5월 중순을 기준으로 밭에 옮겨심으면 된다.

텃밭농사에 사용할 만큼의 적은 수량은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상자를 이용하면 된다. 상자에 밭흙을 넣거나 모종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상토를 구입해 쓰면 된다. 상자 중간쯤 흙을 채운 뒤 작물을 넣고 5cm 정도로 흙을 덮어준다. 그런 뒤 흙이 흠뻑 젖도록 물을 한 번만 주고 이후로는 햇볕이 잘 드는 장소에 두면 새싹이 올라온다.

고구마는 잎이 3~4매 달린, 25cm 정도의 크기로 줄기가 만들어지면 꺾어서 모종으로 밭에 심어주면 된다. 생강도 같은 방법으로 해주면 작은 손톱만한 싹이 올라오는데, 싹 2~3개를 남긴 채 생강을 잘라서 밭에 심어주면 된다. 토란도 같은 방법으로 싹 틔우기를 해주면 되고, 싹을 틔우는 모종 상자에 투명 비닐을 덮어서 보온해주면 조금 더 빠르게 싹이 나온다.

 싹을 틔우고 있는 모습. 고구마는 하나의 줄기에서 여러 개의 모종을 만들어  낸다.(우측 상단) 잎이 3-4개 달리는 줄기를 꺾어서 심으면 고구마가 열린다.(우측 하단은 고구마 모종 )
싹을 틔우고 있는 모습. 고구마는 하나의 줄기에서 여러 개의 모종을 만들어 낸다.(우측 상단) 잎이 3-4개 달리는 줄기를 꺾어서 심으면 고구마가 열린다.(우측 하단은 고구마 모종 )오창균

 스티로폼 박스에서 생강 싹틔우기를 하는 모습. 흙을 5cm 정도 덮어주고 물을 한번만 준 후에 햇볕에 둔다. 5mm 정도 싹이 나오는것(우측 하단). 2~3개를 남기고 생강을 잘라서 심어주면 생강이 자란다.(우측 상단)
스티로폼 박스에서 생강 싹틔우기를 하는 모습. 흙을 5cm 정도 덮어주고 물을 한번만 준 후에 햇볕에 둔다. 5mm 정도 싹이 나오는것(우측 하단). 2~3개를 남기고 생강을 잘라서 심어주면 생강이 자란다.(우측 상단)오창균

 알토란도 얼지 않도록 보관하면 오래도록 먹을 수 있고 종자로도 쓸 수 있다.
알토란도 얼지 않도록 보관하면 오래도록 먹을 수 있고 종자로도 쓸 수 있다.오창균

#겨울잠 #배추 #종자 #농사 #도시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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