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의 고마움

연탄가격 인상 계획, 재고돼야 합니다

등록 2013.11.11 11:19수정 2013.11.1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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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으로 난방을 시작한 지 올해로 얼추 10년이 가까워집니다. 연탄은 기름이나 전기보일러 그리고 도시가스처럼 편리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가격이 여전히 '착하다'는 이점이 있지요.


연탄은 지역마다 가격이 다릅니다. 또한 연탄을 배달하는 장소가 어디냐에 따라 본래의 연탄 값에 웃돈이 붙는 구조입니다. 예컨대 달동네 내지 지은 지가 오래 되어 엘리베이터가 아예 없는 5층 규모의 아파트나 연립주택의 경우에도 연탄 가격이 들쭉날쭉하다는 것이죠.

제가 사는 곳은 단층의 누옥이며 연탄을 들이는 광이 대문 바로 옆에 있습니다. 따라서 연탄을 배달해 주시는 아저씨가 일하기에 비교적 힘이 덜 든다고 하시죠. 따라서 제가 올해도 들인 연탄의 가격은 장당 500원에 불과했습니다.

거실에 설치한 연탄난로에 들어가는 난방용 연탄은 요즘 하루에 여섯 장입니다. 그러나 어제와 오늘처럼 비가 내린 뒤 기온이 급강하하는 경우와 한겨울 때는 소비되는 연탄의 양이 증가하죠.

그때는 하루에 아홉 장을 때야만 비로소 강력한 추위와 맞설 수 있는 때문입니다. 아무튼 연탄으로 난방을 하면 월 십만 원 안팎으로도 충분히 견딜 수 있으니 이보다 경제적인 난방의 해결사는 다시없는 셈이죠.

지난 10일 KBS <강연 100도씨>에는 '연탄 한 장'을 주제로 연탄 배달부 장희남씨의 강연이 방영됐습니다. 저는 이 강연을 감명 깊게 들었습니다. 그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12년째 연탄배달을 하고 있는데, 너무 힘이 드는 연탄 배달일 때문에 골병이 들었다고 하더군요.


그럼에도 그 일을 그만둘 수 없는 까닭이 있답니다. 독거노인 등 없이 사는 분들에게 있어 따뜻한 연탄 한 장은 너무나 소중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비록 힘은 많이 들지만 자신의 연탄 배달로 인해 가난한 사람들도 연탄으로 난방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 성취감을 느낀다고도 하더군요. 이 대목에서는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연탄을 거들떠도 안 봅니다. 그렇지만 지금도 서민과 하우스 등의 시설농가는 물론이요, 식당 등지에서도 연탄을 난방과 취사용으로 사용하는 국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재 안정화돼 있는 연탄 가격은 정부가 언제든 연탄 제조비 지원 축소를 하는 순간부터 가파르게 인상될 수 있습니다. 저소득층의 난방 수단인 연탄 가격을 낮게 유지하기 위해 정부는 오래 전부터 연탄의 공장 판매 가격을 정해 놓은 뒤 이를 초과하는 생산원가만큼 연탄 제조업체에 보전해주고 있습니다.

전기와 달리 연탄은 누진 요금이 없어 사용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저소득층을 위해서라도 연탄가격의 인상 계획은 재고(再考)돼야 합니다.
#연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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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초경서반]&[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경비원 홍키호테] 저자 / ▣ 대전자원봉사센터 기자단 단장 ▣ 月刊 [청풍] 편집위원 ▣ 대전시청 명예기자 ▣ [중도일보] 칼럼니스트 ▣ 한국해외문화협회 감사 / ▣ 한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CEO) 수강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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