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 반대편에서 다시 만난 JUN
김동주
애초에 세계일주의 출발부터 함께 하기로 했었지만 여러가지 문제로 결국 뒤늦게 브라질에서 합류한 준은 나의 입사 동기이자 제법 절친한 친구였다. 남미를 같이 가자고 얘기할 만큼. 예정보다는 늦었지만 남미의 브라질까지 날아와준 준이, 나는 마냥 고맙고 반가웠다. 그래서 그날 밤은 나의 기억속에서 지워질 만큼 길고 아득했다.
브라질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대체로 비슷하다. 왠지 거리의 사람들이 다 축구를 하고 있을 것 같고, 해변에 다 벗은 사람들이 삼바를 추는 열정의 도시일 것 같고, 요란한 복장과 가면으로 치장한 퍼레이드 카니발에, 세계 7대 불가사의로 뽑힌 정체 불명 예수상.
그러나 지끈거리는 숙취를 겨우 물리치고 일어난 다음날 아침, 리우의 거리를 걸으면서 우리가 처음 느낀 것은 묘한 위화감이었다. 마치 집주인이 아니면 그 누구에게도 방문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이 집집마다 사방으로 둘러쳐진 쇠철창은 이 낯선 땅을 처음 밟은 이방인에게 위협감마저 들 정도였다.
믿거나 말거나. 그런 골목길의 모습과 달리 '1월의 강'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리우는 사람들이 브라질에 품는 환상의 대부분을 가지고 있다. 카니발과 아름다운 해변 그리고 예수상의 도시, 리우 데 자네이루. 그런 리우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형용사가 있다. 나폴리, 시드니와 함께 3대 미항이라는 것. 높은 데서 보는 풍경이 주는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잘 알고 있는 나는 준과 함께 제일 먼저 그 유명한 예수상이 있는 코르코바도 언덕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