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사 가이소
정봉주
그렇다면 기존의 협동조합들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한살림을 비롯해 많은 조직들이 이미 협동조합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그들과 정봉주의 봉봉협동조합은 어떻게 다를까?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자 정봉주 전 의원의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기존의 생협들이 협동조합 일곱가지 원칙 중 여섯 번째 원칙, 즉 협동조합 간의 협동이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 한살림의 연매출 성장률은 20%에 가깝다. 봉봉협동조합의 경우 기존 생협들이 경쟁자이자 협력자일 텐데 그 차별성은 무엇인가? "기존에 있던 협동조합과의 가장 큰 차이는 생산자 케어 문제죠. 한살림, 아이쿱 등은 소비자를 케어하는 역할을 더 많이 했어요. 생협 자체가 소비자 협동조합니까. 그런데 생산자는 벙어리 냉가슴앓이를 해야하죠. 소비자의 필요를 맞추다 보니까 자꾸 생산원가에 압박이 가해지고. 시골에 오니까 기존 생협 납품하는 사람들의 불만이 꽤 높아요. 생산자들을 조금 더 케어했으면 좋겠는데 생산자보다는 소비자 쪽으로 부등호가 기우는 거죠. 정부한테 당하고 농협에게 당해서 숨어 들어갔는데 숨어 들어간 곳에서도 옥죄고 압박하는 느낌을 받는 거라고니 할까. 슬프죠.
그들은 제가 봉봉협동조합 광고하고 다니면서 협동조합으로서 덕 보는 측면이 있지만, (저희 쪽은) 그분들로부터 아무런 도움을 못 받았어요. 정봉주 네가 날뛰어봤자 정치권에 있다가 정치적인 이유로 온 거지 이렇게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새누리당보다도 나를 더 쓰레기로 보고 있는 동지들이 있는데 이게 말이나 되는 이야기냐고요. 새누리당이 그렇게 보는 건 이해하죠. 그런데 같이 협동조합 하는 사람들이 '네가 협동조합을 뭘 알아?' 이런 거예요.
기존의 협동조합도 협동조합운동이라는 외피를 쓰고 있지만 이미 기득권화 되어 있는 거 아니냐. 새로 성장하려고 하는 협동조합이 있으면 협동조합 제6의 법칙 협동조합 간의 연대, 협동을 해야죠. 자기들이 우산을 씌워주지 못한 나머지 부분에서도 협동조합이 태동해야 되잖아요. 그럼 도와줘야지요. 그런데 그런 부분을 안 해요. 내가 몰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해요."
사회적경제에 몸을 담고 있는 이로서 정봉주 전 의원의 지적은 실로 뼈아픈 부분이었다.비록 그가 과장된 언어로 표현했지만, 실제로 기존의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다른 신생 조직들에게 관심을 가질 만큼 여유가 없는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호혜성을 중요시 하지만 아직까지 자기 한 몸 돌보기 바쁜 조직들. 그것이 바로 지금 사회적경제에 몸담고 있는 조직들의 현주소다.
과연 봉봉협동조합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있을까? 이에 대해 정봉주 전 의원은 자신의 마케팅 파워만 강조할 뿐, 말을 아꼈다. 방안은 있지만 정확한 건 영업기밀로서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역시 '깔때기' 정봉주답다.
"제 마케팅 파워 이외에 기존 조합들 말고 신생 협동조합들이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종합 툴을 만들려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결국 연합대응인데 조금만 더 다듬으면 됩니다. 기존 조직들이 빛을 비추지 못했던 부분에 빛을 비출 수 있는 방안입니다." "왜 농민들을 방치했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