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보이는 호텔곶 위에 자리한 호텔의 모든 방에서는 바다가 보인다.
노시경
이 호텔은 바다를 향해 튀어나온 곶 위에 위치해 있으니 모든 객실에서 바다가 시원하게 보인다고 한다. 보통 바닷가의 숙소에 가서 전망 좋은 '오션 뷰(Ocean View)'로 달라는 수고는 이 호텔에서는 필요 없을 것이다. 저 숙소에 누워서 코끼리 절벽과 바다를 감상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잠깐 상상해 보았다. 만자모 주변에는 만자해수욕장을 비롯해서 좋고 이름난 해변이 많아 오키나와에서의 숙박지로는 이곳이 최고가 아닐까 싶다.
만자비치(万座ビ-チ) 앞에는 열기구 풍선 크기 만한 석회암 바위섬 2개가 둥둥 떠 있다. 바다 위에 외따로 서 있는 모습이 마치 유명 조각가가 바다 속에 돌조각을 설치해 놓은 것 같다. 원래 바다 속에 있던 산호가 퇴적된 후 육지에 올라와 석회암 바위가 되었다가 다시 바다 위에 홀로 서서 바닷물의 침식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 바위섬 앞으로 빨간색 제트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이 시원하게 바닷물을 가르고 있다.
특이한 자연경관에 이름을 붙이고 그 이름에 이야기 만들기 좋아하는 일본 사람들이 독특하게 생긴 이 바위섬을 그냥 두었을 리 없다. 이 바위섬을 오키나와 사람들은 부부암이라고 부른다. 원래 이 바위섬은 금줄인 시메나와(しめなわ, 注連縄)로 연결되어 있는데, 시메나와는 일본 신교에서 악한 기운이 신성한 구역 안에 들어오지 말라는 뜻으로 장식하는 금줄이다. 이 신성한 시메나와가 연결하고 있는 두 바위섬은 아무리 파도가 쳐도 관계가 끊어지지 않는다고 해서 부부암으로 불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