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개발과 이산의 상징 도시 서울에서 마주친 반가운 노거수 나무.
김종성
끊임없는 개발과 들고나는 사람들이 사는 도시의 틈바구니 속에서 나무가 긴 역사를 간직하고 오래 살아남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도시에 사는 대부분의 노거수(老巨樹)들이 보금자리를 빼앗기고 밀려나는 건,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운명일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가을철이면 고약한 열매 냄새를 풍긴다는 이유로 수십 그루의 가로수 은행나무가 베어지기도 한다. 서울 신림동에는 그런 서글픈 도시 나무의 운명을 짊어진 채 수백 년 넘게 생명을 유지하며 역사를 지켜온 천연기념물 (제 271호) 나무가 있다.
나무의 종류는 예부터 사람들 가까이에서 친근하게 지내온 굴참나무. 굴참나무는 참나무 과(科)의 나무로 크고 실한 도토리를 낳아 시골 어른들은 주로 도토리나무라고 더 많이 부른다. 만져보면 푹신하고 굵은 세로 주름이 골을 이룬 개성적인 나무라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경기도 지방에서는 '골'을 '굴'이라 했는데, 나무 이름은 껍질에 '굴이 지는 참나무'에서 굴참나무가 된 것이라고 한다. 방수와 내후성(耐候性)이 좋아 고려시대 이전부터 강원도 지역의 옛 토속 가옥인 굴피집 지붕에 사용되어 왔다. 상수리나무, 떡갈나무 등 참나무 과의 다른 형제들과 함께 사람들에게 친근하고 쓰임이 많은 나무이기도 하다.
참나무란 나무는 없다 |
참나무라는 이름의 나무는 없다. 참나무는 굴참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상수리나무 등의 나무를 한 묶음으로 부르는 과(科)이름이다.
우리 주변에 다른 어떤 나무보다 많이 자라고 있으며, 열매인 도토리는 음식으로 참나무로 구운 숯 등은 살림살이에 요긴하게 쓰였던 참나무 과의 나무들은 옛 부터 사람과 친근한 대표적인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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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마을 풍경에서 오래된 노거수는 전설이요 신화였다. 마을 어귀에 어김없이 자리 잡은 당산나무는 때로 귀목(貴木)으로, 때론 마을의 섬김을 받는 신목(神木)으로 매년 당산제나 도당제를 지내며 주민들로부터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 놀랍게도 서울 신림동에그런 나무가 있는데, 고려시대 강감찬 장군의 전설이 깃들어 있는 천연기념물 굴참나무로, 아직도 매년 제사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