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피랑 오르는 골목길
김동수
'동피랑'
동쪽 벼랑이란 말입니다. 경남 통영에 있는 동네입니다. 대도시 산동네가 재개발로 무너져갔듯이 동피랑도 처음에는 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골목길과 담벼락에 사람들이 벽화를 그리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에게 알려져 살아남았습니다. 1997년부터 2000년까지 경남 통영에 살 때, 동피랑은 사람 살기 정말 힘든 동네였습니다.
지난 달 31일 동피랑을 찾았습니다. 동피랑에 오르는 골목길은 가파르고, 좁았습니다. 아내와 함께 두세 번 올랐던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때는 벽화가 없었습니다. 삭막함마저 느꼈는데 이젠 벽화와 오고 간 사람들이 남긴 글귀들로 사람 냄새나는 골목길이 되었습니다. 비록 뛰노는 아이들은 없었지만, 골목길을 내달라는 아이들 목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