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22일, 충남 부여대교 좌안에 죽은 물고기가 널려 있다.
김종술
4대강사업 초기부터 일주일에 두세 번 금강을 돌아보았던 필자가 보기에도 한심스러운 일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금까지 써온 4대강 기사만 해도 200건이 넘어섰다. 한 꼭지 한 꼭지 쓰면서 주변으로부터 강한 항의와 멸시를 퍼붓던 사람들까지도 이제와서는 옆자리를 비집고 파고드는 모습을 보면서 역겨운 생각마저 든다.
얼마 전 금강만 바라보면서 살아가던 기자에게 자전거를 타고 낙동강 4대강사업 구간을 샅샅이 훑으면서 6박 7일 동안 심층 취재 보도를 해보자는 <오마이뉴스>의 제의를 받았다. 개인적으로 몇 번 찾아가 보았지만 좋은 기회다 싶어 두 번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이 따라 나섰다.
4대강 사업에 금강의 사례가 홍보관처럼 비칠 정도로 낙동강은 거대한 파괴 현장 그 자체였다. 금강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사업규모에 입이 벌어졌다. 보에 막혀 정체된 수역은 10월임에도 녹조가 뒤덮였고 악취가 풍기고 있었다. 더구나 끝도 없이 달리고 있는 4대강 사업은 지금도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이 많았다.
MB표 자전거 도로는 사람을 잡아먹는 도로로 변하면서 사고가 발생하는 현장을 목격하면서는 무서운 생각마저 들었다. 강에 기대어 살아가는 농민들은 4대강 피해를 호소하며 기자에게 연신 눈물을 보이면서 울부짖었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까지 눈물을 짓게 했다.
반면 국토부, 수자원공사가 같이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도 보였다. 겨울에 눈을 밀던 넉가래로 녹조를 밀어내던 알바생도 만났다. 일자리를 만들겠다던 MB정권의 새로운 일자리가 이런 것인가 싶어 기가 막혀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물길이 막히면서 2010년 경기도 이포보 주변에서 훈련하던 군인 네 명이 보 공사현장에 빨려 들어가 죽었다. 2012년에도 여주보에서 배 엔진이 고장 나면서 남성 두 명이 죽었다. 보 주변은 수압 차가 크고 물 흐름이 아주 강해 구명조끼와 안전장비를 착용했다고 하더라도 빨려 들어가면 사망할 위험이 높은 곳임에도 강정보에서는 수자원공사가 공기부양정까지 이용하여 어린 학생들을 실어 나르면서 4대강 홍보에 열중이었다. 미치지 않고서는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요즘 TV에서는 국정감사 중계가 한창이다. 4대강 사업에 앞장섰던 추종자들이 뻔뻔한 얼굴을 들이밀고 "성급한 판단보다는 기다려보자"고 한다. 언제까지 기다리자는 말인가? 강둑이 터져 대홍수가 나고 강이 썩어서 그 물 때문에 사람이 죽어 나갈 때까지 기다리자는 얘기인지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다.
천문학적인 국민의 혈세만 낭비하고 수많은 생명과 사람의 목숨까지 빼앗은 4대강 사업은 대국민사기극이라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다. 지금이라도 여울져 흐르는 강 본연의 모습으로 되돌려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 세대가 최소한 후대에 얼굴이라도 들 수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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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 밀어내는 알바가 4대강 사업 일자리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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