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 활짝 핀 섬진강변 철길을 따라 증기기관열차가 지나고 있다. 그 옆의 섬진강 둘레길을 따라 여행객들이 걷고 있다.
이돈삼
뿌-우우웅-. 때마침 증기기관열차의 기적소리가 들려온다. 섬진강변을 찾을 때마다 듣는 소리지만 매번 마음 설레게 한다. 전망대에서 증기기관열차를 내려다본다. 하얀 연기를 내뿜는 게 오래 전 모습 그대로다.
열차에 탄 여행객들의 표정도 잔뜩 들떠 있다. 저마다 차창을 올리고 강바람을 호흡하고 있다. 처음 만나는 얼굴들이지만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눈다. 살가운 모습이다. 어릴 적 선망의 대상이었던 열차가 잠시 추억여행으로 이끈다.
증기기관열차의 뒷모습을 보고 다시 숲길을 걷는다. 침목다리와 통나무다리를 건너 조금 걸었는데 금세 가정역이다. 증기기관열차가 멈춰 서 있다. 열차 여행객들은 섬진강 출렁다리를 오가며 강바람을 쐬고 있다. 강변에 야영장과 섬진강천문대도 보인다.
가정역 앞 도로변 간이 장터에도 사람들이 모여 있다. 산마, 고사리, 도라지, 표고버섯이 나와 있다. 대봉, 밤, 사과, 홍시, 석류도 눈길을 끈다. 모두 산골마을 사람들이 자연에서 직접 채취한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