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르는 남매... 동생을 기다리고 있는 의젓한 오빠
김용만
"시우야, 시연아. 산을 오를 때는 만나는 어른들께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하는 거야. 물론 모르는 어른에게도 마찬가지지. 인사는 아주 중요한 거야. 잘 할 수 있겠니?""네. 전 인사 잘해요." 시우가 씩씩하게 대답한다.
"나도 인사 잘해요." 시연이도 지지 않고 대답한다. 이렇게 귀여운 아이들과 함께 라니 행복하다. 그나저나 우리는 본격적인 산행길에 접어들었다. 오르다 쉬었다, 오르다 쉬었다를 반복하며 다른 등산객들에게 아이들은 인사를 참 많이도 했다. 내려오시는 분마다 신통한 눈으로 "니가 몇 살인데 이렇게 산을 오르노, 신기하다, 참 씩씩하네"라시며 한 말씀씩 하셨다. 시우는 8살이라 괜찮은데 시연이는 5살에다가 덩치도 또래에 비해 좀 작은 편이다. 시우와 시연인 어른들의 이런 격려가 싫지 않은 듯했다.
"아빠 아빠! 저 밑에 우리 집이 보여요.""맞아요. 장난감 집 같아요.""그럼 우리는 장남감 집에 사는 장난감이겠네?"우리는 "와~" 하고 다 같이 크게 웃었다.
어느 덧 산 중턱. 힘들만도 했지만 아이들은 이리저리 구경하며 유쾌하게 산에 올랐다. 벤치가 있으면 쉬었다 가고, 약수터가 있으면 물도 한 모금씩 하고, 새소리가 들리면 가만히 서서 새소리를 들어가며 천천히 올랐다.
"아빠, 도토리가 있어요.""아빠, 밤송이가 있어요.""아빠, 이건 뭐예요?""아빠, 저건 뭐예요?"끊임없이 계속되는 질문과 감탄들. 물론 모든 정답을 말해 줄 수는 없으나 아이들의 질문에 함께하기 위해 노력했다. 높은 하늘의 푸르름만큼 마음도 한층 더 산뜻해졌다.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