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끝물인 전어회.
임현철
지인 부부와 세 명이라 5만 원짜리 전어정식을 시켰습니다. 말했다시피, 전어회, 전어회무침, 전어구이에 밥까지 나오는 곳이라 이것만으로 충분하거든요. 밑반찬으로 묵, 호박전, 새우, 콩, 밥, 다시마, 호박, 고구마, 야채 등이 나오데요. 식사 전 주전부리로 딱이지요.
"사모님과 같이 오신 걸 보니 사랑이 대단하나 봅니다.""아내에게 바다 보러 가자하고 여수로 내달렸습니다."부부 금슬이 부러웠지요. 서울서 여수까지 동행이 쉽지 않은데, 사랑이 방울방울 샘솟나 보대요. 그것도 집에서 입던 옷 그대로 말입니다. 회에는 소주가 제격. 한 잔이 빠질 수 없지요. 지인 아내가 허락하시대요. 본인이 운전하시면 된다고. 허허~, 용도가 '따로' 있었나 봅니다.
먼저 전어회가 나왔습니다. 살만 썬 전어에다 깨까지 솔솔 뿌렸대요. 채로 낸 오이와 깻잎까지 얹어서. 입맛이 팍 살더군요. 야채와 회를 잘 비벼 초고추장 또는 양념 된장에 찍어 먹으면 안성맞춤입니다. 예전에는 투박하게 회를 냈는데, 요즘은 부드럽게 내는 게 대세라나. 여성의 입맛에 맞췄다고 할까.
"부드럽고 맛있네요."지인 아내, 상추에 회를 싸 한 입 드시더니 얼굴이 무척 밝아졌습니다. 이제야 맛있게 먹을 분위기가 갖춰졌지요. 볼 거 있나요? 아무 말 없이 계속 싸먹는 게 최고. 그렇더라도 손님 대접 한답시고, 지인 부부에게 열심히 싸 드시길 권했지요.
그런데 웬 걸. 지인 아내가 회를 싸더니 남편에게 권하데요. 그걸 받아 먹는 남편 얼굴이 빨개지면서 쑥스러운 표정. 그 표정 속에는 사랑으로 가득 찬 부부의 행복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습니다. 엄청 부러웠습니다. 저희 부부요? 가뭄에 콩 나듯이 퍼포먼스를 하지만 이 정도까진 아니지요. 여보 당신도…. 에구에구, 제가 간이 부었나~^^
전어정식 먹으며 염장질이 끝이 없는 지인 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