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로로 이어진 청와대로
이안수
서울 토박이인 지인의 어릴적 집은 현재 세종로의 안정행정부 행정자료실이 있는 정부서울청사 자리입니다. 그러므로 60여년 전 경복궁 일대의 모습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는 분입니다. 어릴 적에도 호기심이 많아 주변 동네의 골목을 낱낱이 훑고 다녔으니까요.
당주동, 도렴동, 사직동, 적선동, 내수동, 내자동, 통의동, 체부동, 창성동, 통인동, 효자동 등 경복궁의 서쪽은 물론, 삼청동, 팔판동, 화동, 소격동, 사간동, 송현동, 중학동, 수송동 등 경복궁의 동쪽도 선생님의 영역이었습니다. 삼청동에도 수십 년 동안 지인으로 지낸 분이 여럿 있습니다.
청와대로의 내리막길을 걸어 내려와 팔판동 팔판길을 가로질러 곧 삼청로로 접어들었습니다. 삼청로 길은 최근 몇 년 사이에 급격하게 주목받는 특색있는 길이 되었습니다. 낡은 건물이 완전히 새롭게 개조되고 오래된 한옥들은 외양만 간직한 채 개성적인 비즈니스 건물로 거듭났습니다.
갤러리와 뮤지엄, 분위기 있는 카페와 음식점들, 옷가게와 액세서리숍 등은 곧 감각적인 젊은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데이트 명소로 손꼽히는 곳이 되었습니다. 광화문에서 걸어서도 10분이면 당도할 수 있는 곳에 이런 멋진 거리가 있다는 것은 도시민들에게 축복인 셈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