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10.30 보궐선거를 앞두고 26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남양시장을 찾아 시민들에게 오일용 후보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남소연
오 후보는 이날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국정원, 국방부, 보훈처 등 국가 권력기관의 대통령선거 불법 개입과 이를 규명하려는 진실을 은폐·축소하려는 시도까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정의는 바람 앞에 놓인 촛불과 같다"면서 "특히, 화성의 보통사람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를 외면하는 태도를 보이자 화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젊은 세대 비율이 높은 향남읍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40대 중반의 김아무개씨는 "국가정보원이나 국군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개입이 사실로 드러나지 않았느냐,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침묵하고 있다"면서 "젊은 세대는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의 이런 태도를 좋지 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이날 젊은 세대를 집중 공략했다. 오 후보 쪽은 야당세가 강한 신도시 지역의 표심을 얼마나 끌어내느냐가 '막판 뒤집기'가 직결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김창호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은 "현재 지지율에서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여론조사에 반영되지 않는 숨어 있는 표들이 투표장에 나오면 골든크로스가 나오면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후보가 김한길 대표와 함께 우정읍 기아차 공장을 찾은 이 같은 이유다. 두 사람과 김진표·홍영표·김관영 의원은 오후 3시 50분 기아차 오전 근무조 퇴근 시간에 맞춰 기차 공장 앞에 섰다. 문이 열리기 직전, 오 후보는 뛰어다니며 퇴근버스 운전기사에게 악수를 청하며 한 표를 호소했다. 이어 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수천 명의 기아차 직원들이 문밖으로 나오자, 오 후보와 김 대표는 직원들을 향해 일일이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무심한 표정의 퇴근 물결 속에서 두 사람에게 악수를 청하는 직원들이 눈에 띄었다.
오 후보와 김 대표는 이어 향남읍으로 향했다. 김한길 대표가 먼저 시민들에게 악수를 청하면서 "기죽지 않고 열심히 한 오 후보에게 투표해달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화성갑 선거구는 새누리당의 아성이다, 이런 지역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오면 박근혜 정부가 정신을 번쩍 차려서 뭔가 새롭게 다시 시작하려고 할 것"이라면서 "유권자 여러분이 박근혜 정부에게 약이 되는 실패를 안겨주시면, 나라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리 정치인이 우리지역 국회의원? 자존심이 많이 상한다"이날 오 후보는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과 함께 서청원 후보의 비리 전략을 집중 부각시켰다. 오일용 후보는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주민들 만날수록 이길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많은 시민들은 비리 정치인이 화성 국회의원으로 당선될 수 있다는 상황에 뿔났다, 지역주민과 함께해온 지역일꾼이 화성의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일용 캠프는 이날 서청원 후보가 공천헌금에 대해 거짓 해명했다며 서 후보를 공직선거법 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서청원 후보가 공천헌금과 관련해 자신의 선거공보물에 '단 한 푼도 자신을 위해 쓰지 않았다'고 게시했지만, 당시 공천헌금 재판 판결문에는 서 후보가 공천헌금을 선거비용으로 썼다는 내용이 적시됐다는 것이다.
도시지역의 젊은 세대들은 서청원 후보의 비리 전력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40대 중반의 양승구씨는 "화성이 야당의 텃밭이라고 하지만 젊은 세대라 많이 유입됐다"면서 "비리 정치인을 싫어하는 젊은 세대들이 투표장을 많이 찾을 경우, 예상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사전 투표를 했다는 그는 "주변에서 이번 선거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한다, 투표율이 너무 낮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힘 있는 후보론'에 대해서 의구심을 표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만 보더라도 선거 때 한 약속이 모두 휴짓조각이 되지 않았느냐"면서 "서청원 후보가 내건 지하철 연장도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봉담읍에서 만난 한 지역신문 기자 역시 "많은 시민들은 서청원 후보의 지하철 연장이나 USKR(유니버설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 사업 예산 확보와 같은 공약을 반가워하면서도 실현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60대 어르신들 중에서도 서청원 후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향남읍의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박각준(61)씨는 "비리와 구태로 상징되는 새누리당의 노회한 정치인이 화성의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것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자존심이 많이 상한다고 얘기한다"면서 "야당 지지표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정원 심판' 진보당] "유신부활 국정원정치 심판할 유일한 노동자 후보"선거를 이틀 앞두고 '48시간 쉼 없는 선거운동'을 선언한 홍성규 통합진보당 후보도 29일 새벽 1시20분께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방문을 시작으로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홍 후보는 야근을 마치고 퇴근하는 노동자들과 새벽에 출근하는 노동자들을 향해 "어려운 사정은 비슷한 처지에 있거나 있어 본 사람이 헤아릴 수 있다"며 "노동조합을 파괴하는 박근혜 정권에 맞서 노동자와 연대할 홍성규를 지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홍 후보는 이날 남양 현대자동차연구소, 종합경기타운, 팔탄의용소방대, 남양동 상가 일대 등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홍 후보는 특히 본인이 "유신부활 국정원정치 심판할 유일한 노동자 출신 후보"임을 강조했다.
홍 후보는 "국정원 등 국가권력과 언론이 지난 2개월 동안 내란조작 사건으로 진보당에 대해 각종 음해와 왜곡으로 거의 도배질을 했음에도, 화성시민들은 사태의 본질을 정확히 보시고 진보당과 제 손을 기꺼이 잡아주셨다"며 "이번 선거운동기간을 통해 진보당을 향한 박근혜 정권의 음흉한 정치공작은 이미 파탄 났다는 것이 내일 결과로 입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진보당은 화성시민들을 믿고 민주주의를 사수하고 서민생활을 지키는데 매진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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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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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서청원 후보 '거시기'한 사이입니다" "박근혜 정부, 정신 번쩍 차리게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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