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노조 간부들이 노래와 춤으로 송전탑 반대 할머니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응인
이어 지난 16일 농사일 돕기 위해 바드리마을로 트랙터를 몰고 가다 경찰과 실랑이가 벌어져 구속된 이 마을 주민 박아무개씨를 석방하라는 구호가 어둠 속에 울려 퍼졌다.
"박00를 석방하고 폭력경찰 물러가라!"
무대인 정자 아래에 놓인 손팻말들이 어둠 속에서 주민들의 간절한 마음을 밝히고 있다.
"이 억울하고 분한 마음을 누가 알아주겠노!""보상이 필요 없다고 수천 번도 더 이야기했다. 한전은 귀가 먹었는가?""우리는 반드시 이겨서 아름다운 땅과 고향을 물려줄 것이다."서울 대한문 앞에서 20일간 단식농성을 하고 내려온 송전탑 반대대책위 상임대표 조성제 신부가 마이크를 들었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송전탑 문제를 정확하게 알고 있더라고요. 외로운 싸움이 아니구나! 힘으로 눌러도 지지 않을 것이라는 걸 느꼈어요. 밀양에 송전탑 세우지 않아도 될 수 있다는 거, 가능하다는 거 이제 상식이 되었습니다.""일제강점기 때는 식량과 놋그릇을 빼앗아갔는데, 지금은 생명하고 재산, 미래의 희망까지 뺏어가려고 하고 있습니다."한진중공업노조 부지회장과 조합원들이 나왔다. 부지회장은 지난 해 싸움 때 지지 방문을 해 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앞으로 시간 내어 찾아와 농사일 열심히 돕겠습니다."노동자들과 농사짓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함께 부르는 노래가 시골의 차가운 밤 기운을 녹이고 있었다.
송루시아씨의 눈물 "서울로 출발하는 날부터 돌아오는 4박 5일 동안 우리가 움직이는 곳곳마다 경찰이 따라다녔어요."4박 5일 동안 상경하여 송전탑 문제를 알리고 온 송루시아씨의 목소리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