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문을 적은 깃발인 타르쵸가 어딜가나 나부낀다. 이들의 생활에서 기도를 빼고는 생각할 수 없다.
박현옥
간절하면 이루어진다고 올해 2월에 내게 부탄을 여행 할 기회가 찾아왔다. 밖에 알려진 것이 사실일지 지금의 부탄은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 정부가 지키려고 하는 고유의 전통과 자연 환경의 가치를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실제로 그곳의 사람들이 사는 모습은 어떤지 등등을 직접 보고 싶었다.
여행 후에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정작 그곳 출신인 그가 그렇게 단정적으로 하는 말이니 내겐 충격일 수밖에. 사실, 나 역시 그쪽으로 조심스레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할지라도 말이다.
일단, 인도를 거쳐 입국한 부탄은 깨끗했다. 단지 부탄 전통문양으로 장식된 커다란 문 하나를 통과해서 들어섰을 뿐인데, 거리도 건물도 사람들의 태도마저도 확연히 인도와는 달랐다. 2011년 세계은행의 통계에 따르면 144위 인도의 국민소득 1475불, 139위 부탄 2088불이라고 나와 있는데 내가 느끼는 차이는 극빈층과 중산층의 차이만큼이나 심했다.
일단 구걸하는 사람들이 없었고 만나는 사람들도 깔끔하며 전체적인 분위기가 깨끗하고 넉넉해보였다.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잃지 않고 산다는 의미로 난 받아들였다.
부탄의 일인당 국민 소득은 2011년 통계 기준으로 보면 2천불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국민소득이 2만 불 내외라는 것을 감안하면 숫자상으로 우리는 그들보다 10배는 부자인 셈인데, 2011년 영국에서 발표한 국민행복지수에서 부탄은 1등을 했고 우리는 62등을 했다. 이론적으로는 우리보다 훨씬 가난해야할 나라인데 전혀 다른 풍경이 보였다. 실제 부탄 어느 곳에서도 커다란 빈부격차를 느낄 수 없었다. 무상의료와 무상교육제도가 있었고 도시 어느 곳에서도 부랑민이나 빈민촌을 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