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양산 입구은티마을 유래비와 보호수로 지정된 소나무 16그루의 경치가 그만이다.
정태승
충북 괴산의 백두대간 29구간 희양산산행 날짜는 지난 19일 토요일로 결정됐다. 동창 부부가 우리 초보들과 동반 산행을 위해 결정한 산은 백두대간(白頭大幹)의 여러 구간 중 하나라는 희양산! 백두대간의 한 부분이란 말에 흥미가 생긴다. 백두산에서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동고서저(東高西低)의 한반도 등줄기를 말하는 것 아닌가. 왠지 거창하다.
평택의 가족은 그들대로 출발하기로 하고, 경기도 광주에서 만난 친구와 나는 동창부부가 일러준 주소지로 내비게이션에 의지해 출발했다. 우리는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호법 분기점에서 영동고속도로로 바꿔 타고 여주휴게소를 지나 충주 방향의 중부내륙 고속도로로 진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른 아침에도 불구하고 영동고속도로가 정체다. 토요일 오전의 쾌청한 날씨다. 그럼 그렇지.
별 수 없이 중부고속도로를 내쳐 달렸다. 일죽 인터체인지를 빠져 나와 국도변 휴게소에서 싸간 달걀과 음료로 아침을 대신하고 충주와 수안보를 지나 괴산까지 달려보니 이렇게 가는 편이 거리 차이도 별로 없고,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 보다 경제적이다. 좌우로 충북 내륙의 산골짜기에서 내뿜는 절경도 감상할 수 있다.
광주서 출발한 지 두 시간 반쯤 만에, 우린 '은티마을'이라 불리는 희양산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충북 괴산군 연풍면 주진리'가 희양산 자락의 주소다. 마을 입구엔 소나무 16그루가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고, 이 마을의 유래가 새겨진 바위가 버티고 섰다.
산자락이 행정구역상 괴산에 속해 있고, 희양산 정상은 경북 문경에 속한다. 등산 안내를 위한 조감도에는 '충주국유림관리소'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니 희양산은 행정구역 상으로 여기저기 걸쳐 있는 동네다. 막걸리 집 아주머니 말투는 경상도 말씨 같기도 하고 충청도? 아니, 강원도 말씨 같기도 한 것을 보니 산사람들에게 행정구역은 의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