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우 삼척시의원
유혜준
- 후쿠시마 지역을 둘러봤는데 소감은?
"(쓰나미 피해지역인) 센다이를 보고 놀랐다. 집이라도 서 있을 줄 알았는데 싹 쓸어가 버린 꼴이다. 또 미나미소마의 오다카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순간적으로 삼척이 머릿속을 스쳤다. 삼척에 대해서 화가 났다. 시장이나 의원들이 전부 다 (일본에) 와서 보고 가면 답이 간단명료하게 나올 것이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들자 분노가 치밀었던 것이다. 와서 보기를 잘했다."
이 의원은 미나미소마의 오다카에서 딱 두 사람을 봤다고 말했다. 기자는 '만남의 광장'인 마을회관에서 상주하는 도쿄전력 자회사 직원만 봤는데, 이 의원은 자신의 집에 들러 무엇인가를 꺼내가는 아줌마를 보았다고 했다.
"그걸 보면서 과연 이게 사람들이 할 짓인가, 하는 생각을 했다. 핵발전소가 없다면 그 사람들이 고향을 버리지 않았을 거다. 잘 살든 못 살든 상관없이, 집이 좋든 나쁘든 상관없다. 가설주택에 사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거기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이 의원은 "한국이든 일본이든 어디든 간에 핵발전소가 들어와서는 안 된다는 것을 내 눈으로 직접 봤다"며 "한국으로 돌아가면 (본 것을) 알리고 투쟁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삼척시민들이 센다이와 미나미소마 등을 직접 방문하면 좋을 것 같다."제안을 해보려고 한다. 의회에 가서 공식적으로 제안을 하겠다. 안 받아들이겠지만."
이 의원은 지난 1월, 삼척시의회 임시회에서 삼척시에 "영광, 고리, 월성, 울진 원전지역을 방문해서 핵발전소가 정말 좋은지, 지역에 도움이 되는지 직접 들어보고 보고서를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 핵발전소가 정말 좋은 것이라면 그걸 확인하자는 의도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의원님 혼자 다녀오시라"는 답변이 돌아왔을 뿐이다.
"자신이 없는 거다. 이미 다 안다. 핵발전소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어떤 건지."- 센다이와 미나미소마를 방문했을 때 방사능 수치가 점점 높아졌다. 두렵지 않았는지?"겁이 났다. 미나미소마에서는 비도 맞았지 않나. 방사능 비인데... 2011년에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터졌을 때 우리나라에서도 방사능 비가 온다고 경기도와 강원도 교육청에서 하루 휴교를 한 적이 있다. 그걸 생각하니 비를 맞으면서도 겁이 나더라."
- 삼척에 핵발전소가 건설될 가능성이 있는지?"절대로 들어오면 안 된다. 삼척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에서, 지구상에서 핵발전소가 빨리 없어져야 한다."
- 핵발전소를 폐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새로 건설되는 것을 우선 막아야 할 것 같다. "삼척과 영덕에 신규 핵발전소가 못 들어오게 하는 싸움이 대단히 중요하다. 영덕과 삼척 사람들에게 우리나라 핵정책을 바꾸라고 주어진 마지막 의무인지도 모르겠다. 재미나게 의무를 수행해야겠다."
- 겐카이, 이카타, 후쿠이 원전지역을 둘러봤다. 가장 인상적인 곳은 어디였나?"후쿠이였다."
- 왜?"후쿠이 지역에 13개의 원전이 들어가 있다. 몬주까지 들어가 있는데, (일본인들이) 배짱 좋은 놈들이라는 것을 느꼈다. 다른 지역은 2~3기만 들어가 있는데..."
이 의원은 "우리나라보다 땅덩어리도 큰데 떨어져서 짓던지... "하면서 말을 흐렸다.
- 멀리 떨어지면 위험이 더 많이 분산되는 게 아닌가?"실제로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한 군데 (원전을) 모아놓으면 사고율도 높아지면서 (사고가 나면) 연쇄반응이 일어나면... 어휴. 그거 보고 끔찍했다. 후쿠이 지역을 돌면서 내내 그 생각을 했다."
이 의원이 걱정한 것은 '일본도 그렇게 밀집해서 원전을 건설하는데 우리나라가 무슨 문제가 되느냐'는 반응이었다. 실제로 우리나라 원전도 후쿠이 지역 못지않게 원전이 밀집된 상황이다. 울진은 건설계획 중인 2기까지 포함하면 전부 10기의 원전이 들어설 예정이다. 고리와 영광은 각각 6기가 들어가 있다. 경주 월성 역시 건설 중인 것까지 포함하면 6기다. 경주에는 핵폐기장까지 들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