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0일 사람 사는 세상 구미 2013 바자회 전경
이정혁
미안하다, 살아있다. 부관참시도 모자라 고인의 유골까지 가루로 만들 기세로 덤벼드는 누군가에게 무척이나 미안한 사실이지만, 그들은 시퍼렇게 살아서 밥 잘 먹고, 똥 잘 싸고 지내고 있다. 친노니 반노니 노빠니 하며 야바위 정치꾼들이 투전판 용어로 지들끼리 박터지게 싸워도 눈 하나 꿈쩍 않고 일상을 충실히 살아가고 있다.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도 겨우 3% 차이로 정권 연장에 성공한(?, 두고 볼 일이다) 누군가들에게 이 얼마나 섬뜩한 이야기인가? 지금쯤 멘붕과 실의에 빠져 정치판에 신경 끊고, 풀죽어 지내야 할 그대들이 아니던가? 제2, 제3의 노무현 죽이기를 감행했을 때, 아무 생각 없이 노무현을 추종하고 맹신하던 좀비 세력들도 함께 생매장되는 것 아니었던가?
하지만, 간과한 사실이 하나 있다. 노무현의 생명과 그 후예들을 찍어 낼 수 있을지언정, 그 정신만은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 그렇다고 노무현 정신이라는 것이 천년의 비기처럼 봉인되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물처럼 공기처럼 너무나 손쉽게 접하는 것이기에 사고가 삐딱한 누군가는 오히려 손 쓸 도리가 없게 되는 모양새인거다. 노무현 정신에는 거창한 수식어가 없다. 상식과 정의가 통하는 사회.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 바로 그런 사회에서 평범한 이웃들이 더불어 사는 사람 사는 세상. 뭐 특별히 새로울 것도 없다. 너무나 당연한 말들이니까. 그것이 바로 노무현의 정신이고.
여기, 그러한 노무현의 정신을 생활 속에서 실천해 나가는 사람들이 있어서, 사는 모습들을 하나씩 그려보고자 한다. 누군가여!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으로 겁주려는 거 아니니까 괜히 쫄지 말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