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5일 S 매체는 할인행사를 빌미로 헐값에 계란을 납품할 것을 강요하는 중형마트의 문제점을 집중 보도했다(뉴스 장면 캡쳐)
SBS
중형마트의 골목상권 진출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유통·상생법에도 적용을 받지 않는 터라, 대형마트에 뒤지지 않는 영업력과 자본력으로 골목슈퍼들의 마지막 남은 밥그릇까지 빼앗고 있다. 대형마트 신규 출점 규제로 숨통이 트였던 골목슈퍼로선 또 다른 복병을 만남 셈이다.
최근에는 그 여파가 영세 중도매인에게까지 미치고 있다. 한국계란유통협회에 따르면, 최근에는 신규출점과 할인행사 등을 이유로 헐값에 계란 납품을 요구하는 중형마트들이 늘고 있으며, 마치 그 모양새가 대형마트의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계란유통협회 김낙철 교육위원장은 "최근에 판촉 판매사원 사용 금지와 판매장려금 규제와 등을 잇따라 내놓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노력으로, 최근에는 대형마트들의 갑의 횡포가 다소 감소한 것은 사실이다"며 "그런데 이번엔 중형마트들이 헐값 납품을 요구하는 등 갑의 행세를 하려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또 "중형마트의 그러한 요구를 무리하게 맞추다 보니, 무게가 적게 나가거나 질이 떨어지는 계란을 따로 모아 납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로 인한 피해는 결국 소비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15일 방영된 SBS <8 뉴스>도 이 같은 문제점과 함께, 할인행사용으로 납품되는 질 낮은 계란의 문제점을 집중 보조했다. 이날 보도에서 <8 뉴스>는 작은 계란을 특란이라고 속여 파는 중형마트들의 문제점을 언급하는 한편, 유통기간이 짧은 계란과 그렇지 않은 계란과의 신선도 비교실험을 통해 노란자위의 탄력성이 급격히 떨어진 계란들이 행사할인용으로 대거 유입될 수밖에 없는 유통 현실을 비판했다.
특히 이를 취재한 기자는 "(신규출점 중형마트들이) 좋은 물건 값을 할인해준다기보단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생색내듯 내놓는 경우가 많다"고 전제하고, "파격 할인을 내세운 유통업체의 미끼상품 전략이 소비자 유인만을 노린 저급 상술로 전락하게 되면 결국은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협회를 비롯해 계란 생산 농가나 중도매인들의 반발도 심해지고 있다. 이들은 "터무니없는 가격에 계란을 공급하라는데, 어느 누가 손해를 보고 좋은 계란을 공급하겠느냐"라는 입장이다. 특히 협회는 중형마트의 헐값요구와 그로 인한 질 낮은 계란의 공급 문제는 이번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협회의 한 관계자는 "이미 대형마트가 오래전부터 무리하게 요구 해왔던 내용이며, 다만 정부와 정치권의 강력한 규제로 최근에 와서야 그러한 요구가 줄어든 것 뿐"이라며 "싸게 공급받아 싸게 팔면 그만이라는 유통업체의 얄팍한 상흔과, 또 싸게 파는데 뭐가 문제라는 정부당국자의 그릇된 인식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비난했다.
가격 정상화노력이 '과징금' 부메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