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클로저> 속의 사랑은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오직 스스로의 감정과 욕망에만 솔직한 이기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악어컴퍼니
네 명의 남녀, 앨리스와 댄 그리고 안나와 래리가 있다. 첫눈에 반해 운명이라고 믿으며 사랑에 빠진 그들이지만, 이들의 사랑에는 유효기간이 짧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상대에게 금방 실증을 느끼는 데다 새로운 상대에 대한 호기심이 강해질수록 사랑의 유효기간은 점점 짧아진다.
댄은 앨리스를 사랑하지만 안나와 있으면 더 행복할 것 같다며 앨리스를 떠난다. 안나는 래리와 결혼했지만 댄을 향한 끌림을 감추지 못하고 래리와 이혼을 결심한다. 이들의 사랑은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오직 스스로의 감정과 욕망에만 솔직한 이기적인 모습을 띠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관객들의 마음 역시 편할 리 없다.
연극 <클로저> 속의 사랑은 아름답지 않다. 희생은커녕 상대에게 상처주기 일쑤다. 이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부분이 바로 직설적인 대사에 있다. 댄은 앨리스에게, 래리는 안나에게 폭력적인 언어로 그들의 마음에 상처를 낸다. 그것도 잠시, 본인 스스로도 들쑥날쑥 미친 듯이 날뛰는 감정에 휩쓸려 미안하다며 사과를 건넸다, 또 다시 진실을 요구하며 캐묻고 다시 화를 내는 일련의 과정을 반복하며 상대는 물론 본인까지 지쳐간다.
사랑과 이별을 경험한 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나눠봄직한 대화인데다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 표현까지 더해져 등장 인물의 갈등이 고조될수록 관객들은 묘한 공감과 불편한 감정이 공존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