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인 루이스(맨 오른쪽)와 그의 친구들도 '좀비 데이'에 참가했다.
이주빈
12일 오후 1시께(현지 시각), 영국 런던 마블아치(Marble Arch)에 좀비들이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약 700명의 좀비가 떼로 모였지만 공포에 떠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되레 곳곳에서 웃음과 장난이 그치질 않았다.
물론 이들은 진짜 좀비가 아니다. 좀비로 분장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좀비 분장을 하고 모인 까닭은 '세계 좀비의 날(World Zombie Day)' 런던 행사를 치르기 위해서다.
세계 좀비의 날은 좀비 문화 팬들이 굶주림과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지난 2006년 미국 피츠버그에서 처음 시작했다. 피츠버그에서 이 행사를 처음 시작한 까닭은 '좀비 영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조지 로메로 감독이 피츠버그에 있는 먼로 몰에서 <새벽의 저주, 원제:Dawn of the Dead>를 촬영했기 때문이다.
런던에서 열린 '좀비의 날' 행사를 주관한 데이비드(David)는 "현재 런던은 물론 뉴욕과 파리, 도쿄 등 세계 50 개 이상의 도시에서 좀비의 날 행사를 치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오늘 행사 현장엔 약 700명이 나와 있지만 페이스 북을 통해 참가 접수를 한 이는 2000명 이상"이라며 "참가 신청을 한 이들은 이후 저녁 8시까지 런던 곳곳에서 행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자신이 참여할 수 있는 시간에 맞춰 올 것"이라고 말했다.
주최 측은 노숙자와 굶주림에 시달리는 이들을 돕는다는 행사 취지에 맞게 기부금과 음식물을 현장에서 기부 받았다. 참가자들은 다양했다. 가족과 함께 온 이도 많았고, 학교 친구들과 함께 온 이들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