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 꼬기. 장영현 할아버지가 어린이 여행객에게 새끼 꼬기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이돈삼
옆집에선 할아버지가 짚신을 삼고 있다. 77세 장영현 할아버지다. 지푸라기 몇 가닥으로 짚신을 엮으면서 혼신을 다 하고 있다. 삼고 당기고, 다시 삼고 당기고. 다른 짝과 비교해 보기도 한다. 신경을 곤두세운 작업이라는 걸 금세 알 수 있다.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말을 걸었다.
"짚신을 삼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네요?""짚신의 생명은 균형이야. 두 짝이 잘 맞아야지. 안 그러면 보기도 싫고 걸음을 걷는데도 불편해서 못써." "이렇게 해서 하루에 몇 켤레나 만드세요?""몇 켤레는? 한 켤레를 삼는데 이틀은 걸려. 보기 좋게 하려면. 대충 하면 하루에도 하는데, 보기 싫어. 가치도 없고."사실, 그 동안 짚으로 만드는 공예품 가운데 짚신이 새끼 꼬기 다음으로 쉬운 일인 줄 알았다. 그러나 할아버지의 얘기는 그게 아니었다. 짚신이 가장 어렵단다. 오히려 망태, 짚방석, 삼태기 같은 게 더 수월하단다. 그럼에도 잘 팔리지 않는다. 물론 배우려는 사람도 없다시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