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관을 소개하는 역사박물관 사이트의 모습.
인터넷 갈무리
국립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펴내고 있는 <한국현대사 교양총서>(이하 역사총서) 집필진의 절반 가량을 한국현대사학회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인물들이 차지하고 있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친일·독재 미화 논란을 빚은 교학사의 <고교 한국사> 교과서도 한국현대사학회의 전·현직 회장이 주요 필진으로 참여한 바 있다.
이 역사총서 또한 교학사 교과서처럼 '이승만을 찬양하고 색깔론을 펼치고 있는 내용이 있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 특정 학회 인사들이 교과서에 이어 국립기관의 역사총서 내용에까지 편향된 역사관을 심어놓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립 역사박물관 작업에 신생 학회 인물들 왜 몰렸나?1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유기홍 의원(민주당·서울 관악갑)은 "역사박물관으로부터 건네받은 '역사총서 집필진 명단'을 분석한 결과 모두 11명의 필진 가운데 5명이 뉴라이트 계열의 한국현대사학회 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11년 5월에 창립한 신생 역사학회인 한국현대사학회에는 소수의 역사학자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역 한 대학의 역사학과 교수는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역사학계에서는 한국현대사학회를 학회라기보다는 극히 소수의 학자가 참여하는 이념단체로 보고 있다"고 평했다.
한국현대사학회 사이트에 들어가 임원명단 등을 확인한 결과 역사총서 필진 5명은 이사(2명)와 상임위원회 분과위원장(2명), 창립준비위원(1명) 등 임원급 간부까지 맡았거나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명 말고도 필진으로 참가한 역사박물관 소속 최아무개씨 또한 기자와 통화에서 "한국현대사학회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고 밝혀 모두 6명이 역사총서 집필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집필진 가운데 김아무개 교수는 지난 8월 30일 교학사 교과서 등을 심의 통과시킨 국사편찬위의 검정위원을 맡았고, 이아무개씨는 <조선일보> 선임기자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승만 비판 좌파세력들은..." 역사총서 내용도 '색깔론'
역사박물관은 지난해부터 11명의 필진과 계약을 맺고 총 사업비 4억6000만 원을 들여 올해 말까지 역사총서 11권을 펴낼 예정이다. 현재 3권이 출간된 역사총서의 집필진은 한 명마다 1000만 원의 원고료를 받는다. 역사박물관은 이 책 2만5000부를 구입해 주요 기관에 배포하며, 일반 서점에서도 유통시킬 계획이다.
한편, 이아무개 교수(서울대)가 쓴 역사총서 1권인 <대한민국 헌법이야기>에도 교학사 교과서와 비슷한 편향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유 의원은 주장했다. 이 교수는 한국현대사학회 이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사이트에 등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