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제시한 북한체 '1번'지난 2010년 5월 20일 천안함 침몰원인을 조사해온 민군 합동조사단이 조사결과를 공식 발표하는 가운데, 백령도 사고지역 근해에서 쌍끌이 어선이 수거한 뒤 '결정적 증거물'이라며 공개한 어뢰 추진체 한 부분에 매직으로 '1번' 이라고 씌여져 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그러한 북한에서 섭씨 1000도에서도 녹지 않는 유성 매직을 만든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라네. 그 정도의 과학 기술력이면 좌초를 가장하기 위해 지반의 일부를 옮겨 놓았을 거라는 추측도 해보네만, 여하튼 천안함은 북한 말고는 생각의 여지가 없는 일이 아니겠는가?
더구나, 세계 최강인 미 해군과의 군사합동훈련을 하던 기간 중에 유유자적 NLL을 넘어와 한발에 명중시키고 홀연히 사라지는 '깡다구'는 북한 말고는 세계 어디에도 없을 것이네. 그러한 상황이 벌어졌는데도, 나를 비롯한 모범 애국 시민들은 호들갑을 떨거나 움츠러 들지 않았다네. 제 아무리 북한이 핵을 보유하더라도 우리에게는 해돌이 자네가 있지 않은가? 요즘 젊은 아이들이야 자네를 기억 못할지 몰라도 자네 한명이면 '어벤저스'가 트럭으로 와도 당해내지 못한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네. 그렇기에 나는 자네가 하루 빨리 돌아와 주기를 바란다네.
얼마 전에 'RO'라는 거대 지하 조직이 내란 음모를 꾀하다가, 다행히 세계 최강의 대한민국 국가정보원의 레이다에 3년씩이나 걸려들어 일망타진된 일이 있었네. 극악무도한 반란의 무리들은 끊임없이 증거를 요구하고 있지만, 내란의 불씨를 품은 것만으로도 예전 같았으면 참수에 처하고, 삼족을 멸할 일이 아닌가? 300여 명이나 되는 특수 조직원들이 사제 총으로 중무장하고 국가 기간 시설을 파괴하려고 활개치고 다니는 세상이 나의 자랑스런 조국,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네. 그렇기에 자네가 하루 속히 나서야 하네. 사랑스런 예삐의 순교가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의 조국을 지켜내야 하지 않겠는가?
절친 '똘이 장군'과 함께 어서 돌아와주게 자네가 복귀했을 때, 발 빠르게 행동할 수 있도록 내가 몇 가지 정보를 귀띔해줌세. 사실 이것 때문에 급히 펜을 든 것이라네. 점점 자네의 복귀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대 상황이라고 판단이 들어, 소위 말하는 종북 세력이라는 작자들에 대해 내가 면밀히 조사하였다네. 이 서신은 극비 사항이니 읽고 나서 반드시 소각을 부탁하네.
종북 세력들의 특징 중 첫 번째는 호기심이 많다는 거라네.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기 좋아하고, 늘상 의심하고, 반드시 토를 달곤 하지. 나랏일이야 윗분들께서 알아서 어련히 잘 해주실 거고, 국방은 군인들이 불철주야 지켜주고, 경제는 초일류기업들이 알아서 살려주니까 그저 주는 밥 챙겨먹으면 될 것을. 사사건건 시비 걸려고 아주 눈에 쌍심지를 키고 다니지. 주위를 둘러보면 특히 질문을 많이 하는 부류들이 있을 걸세. 보나마나 종북 세력이야, 암. 그렇고말고.
그치들의 두 번째 특징은, 자아도취가 심하다는 것일세. 도대체가 자기 분수를 모르고 나댄다네. 형식적으로 헌법에 명기한 '모든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이 말을 무기 삼아서 나라가 하는 일마다 간섭하려고 든다네. 지네들이 무슨 왕인 양 뻐기고 다니는 모습이 영 눈꼴사납네. 일개 노동자 따위가 근무 환경이니 임금 협상이니 상투 위에 올라 앉으려 하고, 파리 목숨보다 못한 비정규직들이 권리니 인권이니 어디서 주어들은 말 몇 마디 가지고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하고 다니지. 천한 종자들이 어디 가겠냐만은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드네. 주위를 둘러보면 유독 불평, 불만이 많은 부류들이 있을 걸세. 백발백중 종북 세력이야. 암. 그렇고말고.
마지막으로 녀석들의 세 번째 특징은 가급적 떼로 다닌다는 걸세. 혼자서 활동하는 '독고다이' 녀석들도 존재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떼 지어 다니는 걸 좋아하지. 경찰 추산으로는 한 줌도 안 되는 녀석들이 패거리 좀 만들었다고, 허파에 바람만 잔뜩 들어서는. 쯧쯧. 더군다나 요즘은 행동 시간도 야간까지 확장해서 컴컴해지면 박쥐들 마냥 촛불 한 자루씩 들고 어디서들 그렇게 나온다네. 모기떼 마냥으로 아주 극성을 부리곤 하지. 주위를 둘러보면 삼삼오오 짝지어서 다니는 무리들을 보게 될 걸세. 의심의 여지없이 종북 세력이야. 암, 그렇고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