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흙길에는 이용객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김종술
잠시 길을 멈추고 산책을 나왔다는 노부부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노부부는 "공원에 돈을 퍼부으면 사람들이 온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젊은 사람들은 '웰빙 웰빙' 하던데 공무원들은 그런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준공 표지석에 수백억 원을 썼다고 적혀 있던데 다 국민들 혈세만 축내는 낭비"라고 꼬집어 말했다.
민은주 국장은 "이곳은 부산 농민회를 중심으로 밭농사를 많이 짓던 농민들의 피땀이 어린 공간이었다, 그런 곳을 정부가 다 수용해 주민이 사용할 친수시설공간을 만들려고 했었다"며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사용하는 것도 장점이 있겠지만, 평생 일자리를 빼앗기고 도심속으로 들어간 농부들의 앞날이 걱정스럽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그는 "공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의 식생·지형을 고려해야 한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보완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야 비용도 절감하고 자연생태의 기본 취지를 살렸을 것"이라며 "하지만 (공원) 설계를 하는 분들이 '친수공원'이라는 기본 틀에 각종 시설물만 포함하는 식으로 공원을 조성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 국장은 4대강 시설물을 두고 "이용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주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며 "이곳만 봐도 인공적인 시설물보다는 사람 손이 덜 탄 구간이 붐빈다, 사람들은 어느 지역을 가도 똑같이 볼 수 있는 공원에 흥미를 잃었다"고 말했다.
나오는 길, 자전거 운전에 서툰 민 국장이 넘어졌다. 민 국장은 벌떡 일어나 다시 내달리다 또 넘어졌는데 하필이면 넘어진 장소가 국궁장 뒤였다. 가림막 하나 설치돼 있지 않았는데 혹시 날아오는 화살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서둘러 빠져나왔다.
이용객도 없는데 캠핑장·카누장... 레저활동 시설 일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