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좌관 부산가톨릭대 환경공학과 교수.
유성호
그는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정치적 상황이 바뀌고 제대로 목소리를 내는 분위기가 됐다"면서도 "새누리당에서 아직 4대강에 찬성했고 동조했던 정치세력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측면에서 이걸 제대로 똑바르게 추진하기는 역부족인 상황도 있을 거라 본다"고 고개를 저었다.
일련의 변화를 김 교수는 '사필귀정'(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길로 돌아감)이라고 정리했다. 그럼에도 자신이 추진한 4대강에 무한 애정을 품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 그는 강한 어조의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청계천에서 재미를 보고 4대강에 대입시킨 것은 과유불급(정도를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이라면서 "그런 자신감을 4대강에 퍼부은 것은 강에 대한 모독"이라고 꾸짖었다.
하지만 그는 보의 철거는 필요하지만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국민적 합의가 우선이란 입장에서였다. 대신 그는 우선 4대강 보의 수문을 개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시에 그는 "정권의 입에 맞춰 대규모 국책사업이 오락가락하지 않도록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낙동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4대강의 민낯과 마주할 '오마이리버' 취재팀에게는 둑의 개방 필요성과 물고기 떼죽음 등을 유심히 살펴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통해 김 교수는 낙동강을 비롯한 4대강을 "침묵의 강이 아닌 물소리가 들리는 강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의 전문이다.
- 현재 4대강 상태를 간단하게 정리한다면?"(4대강은) 예상했던 대로 물이 고이면서 썩는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고, 더욱 심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녹조가 많이 피면서 죽은 녹조들이 썩고, 썩는 과정에서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물고기 떼죽음이 일어나고 있다. 수생태계는 물 흐름이 약해졌기 때문에 하천의 호소(늪과 호수)화가 진행되면서 호소화에 맞게 점차 어종의 변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 녹조의 경우, 지난 정부는 4대강 사업과 녹조의 연관성을 부인하다가 현 정부 들어 그 연관성을 부분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진실은 무엇인가?"MB정권 동안 전문가들이 알면서도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고 본다. MB정권 출범과 함께 신공안정국과 비슷한 분위기가 흐르면서 전문가들도 외부로 목소리 내는 걸 두려워 했던 것 같다. 환경부 내부에서도 녹조와 관련한 전문가 포럼도 만들어져 검토하고 많은 보고서가 나오지 않았나.
그런데 박근혜 정부 들어서면서 정치적 상황이 바뀌고 제대로 목소리를 내는 분위기가 됐다. 하지만 이것 또한 만만치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새누리당에 아직 4대강에 찬성했고 동조했던 정치세력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측면에서 이걸 제대로 똑바르게 추진하기는 역부족인 상황도 있을 거라 본다."
- 정권에 따라서 정부의 입장이 달라진다는 것도 문제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렇게 갈팡질팡하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정부의 입장 변화에 근본적인 문제는 무엇이라 생각하나?"공무원들이 그러니 영혼이 없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 뭐가 맞나 틀리나를 말하기 전에 올곧게 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하는데 밥줄이 달려있으니 목소리도 못 내고 고위층은 정권의 입맛에 급급하니까 문제다. 이런 경우에는 원로그룹이 버티고 있었다면 그런 일이 없었을 텐데. 우리 지식인들이 그렇지 못함은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수질·수생태계 원로그룹이 이래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하고 버텼어야 했다."
-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을 사실상 운하를 염두에 두고 추진했다는 것이 계속 드러나고 있는데 어떻게 보고있나?"사필귀정(모든 일은 반드시 바른길로 돌아감)이다.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 본다. 여울과 소로 인해 강물이 늘어났다 줄어들다가 반복하면서 그 속의 서식환경이 만들어지고 다양한 생명체가 만들어진다. 이것을 일률적으로 수심 6미터로 판다는 것은 강을 망치는 것이다. 수심을 6미터로 할 이유는 오로지 장기적으로 운하를 만든다는 목적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그런 점을 이미 초기부터 이야기했고 운하 전 단계로 4대강 사업을 한다고 말해왔다."
"정권 입에 맞춰 국책사업 오락가락 않는 체계 만들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