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워낭소리'의 주인공이었던 최원균 할아버지의 빈소. 지난 1일 폐암으로 별세했다.
조정훈
지난 1일 폐암으로 별세한 영화 <워낭소리>의 주인공 최원균(85) 할아버지가 자신이 사랑하던 소, 누렁이 무덤 옆에 안장됐다.
4일 오전 경북 봉화군 봉화읍 해성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진 영결식은 부인 이삼순(83)씨와 9남매의 자녀, 친지, 마을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운구는 최 할아버지가 살던 집을 돌아 워낭소리 공원 누렁이 무덤에서 60여m 떨어진 곳에 안장됐다.
최 할아버지는 평소 자녀들에게 "죽으면 소 무덤 옆에 묻어달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장남 영두씨는 "아버지가 그토록 사랑했던 소의 무덤 옆에서 편안히 잠드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수로 활동하는 4남 명진씨는 "아버지가 소를 몇 마리 키웠는데 송아지가 태어날 때쯤이면 도라지나 당귀 등 한약재를 모아 가마솥에 끓인 다음 소에게 먹였다"며 "우리들한테는 약 한 첩 해주지 않았지만 소를 극진히 사랑하셨다"고 회고했다.
명진씨는 "아버지는 소를 사랑하셔서 쇠고기를 전혀 드시지 않았다"고 기억하고 "명절때면 쇠고기 대신 돼지고기를 놓고 제사를 지내고, 탕도 돼지고기를 넣어 끓여 어릴적 쇠고기를 먹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최원균 할아버지가 자신이 아끼던 소 누렁이와 함께 출연했던 영화 <워낭소리>는 독립영화 최초로 300만명에 가까운 관객이 관람해 화제를 모았다. 최 할아버지의 부고를 들고 <워낭소리>를 제작했던 이충렬 감독을 비롯해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서남수 교육부장관 등이 조화를 보내 조문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