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한 생선 쓰레기에 몰려든 쉬파리들
조종안
인도와 횡단보도를 가로막고 있는 쓰레기더미가 꼴사납다. 상당히 먼 거리임에도 악취가 진동한다. 눈만 피곤하게 하는 게 아니라 코까지 아프게 한다. 고향동네가 지척이고 자주 다니다 보니 정(情)도 들만큼 들었는데, 갑자기 재래시장이 미워진다. 눈살이 찌푸려지면서 '행인들 눈에 띄지 않는 지정된 장소에 쌓아놓으면 어디 덧나나?' 소리가 절로 나온다.
냄새가 얼마나 지독한지 접근하기조차 무섭다. 귀신도 이렇게 지독한 귀신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인내심을 발휘, 코를 막고 가까이 갔더니 쉬파리 수백 마리가 윙윙거리며 부패한 생선 주위를 맴돈다. 그야말로 쉬파리들의 잔칫날. 속이 메스꺼워지면서 구역질이 나온다. 금방이라도 쉬파리들이 달려들 것 같아 몸서리가 쳐진다.
부패한 쓰레기가 왜 그리 많은지 의아했는데 부근 과일가게 주인아주머니 얘기를 듣고 궁금증이 풀렸다. 일요일은 청소하는 인부들이 쉬기 때문에 토요일 점심때부터 내다 버린 쓰레기라는 것. 아주머니는 "바람이 부는 날에는 악취가 집안으로까지 들어와 머리가 아프고, 수거를 해도 썩은 물기가 도로에 배여 악취가 쉽게 가시지 않는다"며 괴로워했다.
사진은 지난달 23일(월) 오전 10시 21분에 촬영했다. 과일가게 주인아주머니와 느티나무 그늘에서 쉬고 있는 할아버지들에게 전후 사정 얘기를 듣고, 11시 다 되어 자리를 떴는데 쓰레기수거 차량은 그때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사람들은 항상 오전 10시 이전에 쓰레기를 거둬 가는데 오늘은 이상하다고 했다. 문제는 쓰레기 수거로 악취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