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고초 유치원생들이 '사탕먹고 씽씽카 경주랑' 경기도중 과자를 따먹고 있다.
심명남
1967년 개교한 종고초는 올해 44회 졸업생까지 9207명을 배출한 학교입니다. 한때 한 학년에 7개 학급이던 이곳은 도심공동화로 인해 해마다 학생 수가 줄어 급기야 전교생이 40여 명뿐인 학교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이곳에 와서 안 사실이지만 섬도 아닌 시내 한복판에 학생수가 이렇게 적다는 것은 가히 충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지고 있습니다. 여수엑스포장이 생긴 후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다시 활기가 띄기 시작했습니다.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3월부터 벌써 전교생이 113명으로 늘었습니다. 6개월만에 3배의 학생이 늘었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200명은 금방 넘어갈 듯 싶습니다.
어제(2일) 종고초 가을운동회가 열렸습니다. 얼마 전까지 운동회 준비로 하교가 늦어진 아들은 요즘 눈에 띄게 변화가 생겼습니다. 큰 학교에서 5년 동안 별 존재감이 없던 아들이 점점 활달한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일례로 전에 다니던 학교는 운동 잘하는 친구들이 많아 선수 축에도 못 끼더니 이곳에선 학생 수가 적어 같은반 학생들이 모두 선수입니다. 선수로 뛰면서 자신감이 생긴 모양입니다.
몇 달 전 여수관내 초등학교 대항 티볼대회 선수로 다녀온 아들은 전에 다니던 학교와 맞붙었습니다. 전에 있던 친구들과 실력을 겨뤘는데 그 친구들이 "야 심00 너도 선수냐"라며 비꼬아 기분이 나빴다는 말을 내게 털어놓았습니다. 아쉽게도 티볼대회 성적은 1승 2패로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운동회 전날부터 아들은 엄마, 아빠에게 꼭 운동회에 참석해 달라고 졸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