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반대 시위한 강의석 "국군의 날 행진이 오히려 종북"

국군의 날 기념행사 열리는 서울광장 앞에서 '전쟁반대' 기자회견

등록 2013.10.01 19:05수정 2013.10.0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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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운동가이자 독립영화감독인 강의석(27)씨가 1일 오후 4시께 서울 시청광장에서 국군의 날 기념 퍼레이드를 비판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강씨는 같은 날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도 '비무장 누드' 시위를 벌인 바 있다(관련기사: 강의석, '국군의 날' 누드 시위..."결혼기념하듯 전쟁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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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운동가 강의석씨가 국군의 날 기념 행사가 열리던 1일 오후 서울광장 옆에서 전쟁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유성애


강씨는 누드 시위를 했던 오전과 달리, 검정색 반팔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손팻말을 들고 얘기하는 강씨 양쪽으로는 30여명의 전경들이 서 있었다.

강씨는 "제가 오전에 알몸으로 시위를 했던 것은 무장과 반대되는 완전한 비무장, 즉 평화를 상징하는 것"이라면서 "5년 뒤에는 벗지 않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국군의 날 행사가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씨는 당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기자회견과 함께 즉석토론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현장 참여 인원이 적어 시민들과 직접적인 토론은 진행되지 않았다. 

기자회견이 열리던 시각, 시청광장 옆 세종대로에서는 건군 65주년 국군의 날 기념 시가행진이 진행되고 있었다. 190여대의 탱크와 4500여 명의 병력 등이 동원된 행사 현장은 작은 태극기를 들고 행사를 보러온 사람들로 붐볐다.

강씨는 "구경나온 시민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면서 "다만 3·8선을 넘은 날을 기념하는 국군의 날 행사가 옳지 않다는 걸 말하고 싶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군의 날 기념 퍼레이드는 마치 북한의 태양절 행사를 보는 것 같다"면서 "민주주의와 국민의식 등 모든 것에서 북한에 앞선 우리가, 또 북한의 3대 세습 등을 비난하는 우리가 왜 북한과 똑같이 무력 과시를 하는가, 이거야말로 종북이다"라고 주장했다.


강씨는 2008년 국군의 날에도 '반전 누드시위'를 벌여 현장에서 경찰에게 체포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그는 "그러나 당시 경찰에서는, 내가 정치적인 이유로 퍼포먼스한 것이라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무혐의로 풀려났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씨가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이를 지켜보던 할아버지들과 강씨 사이에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국군의 날 기념행사를 보기 위해 왔다는 송아무개(72)씨는 "저 사람은 우리가 북한을 침략했다고 하는데, 당시 우리는 나라를 방어하기 위해 자위권을 행사한 것일 뿐"이라며 "저런 사람들 때문에 나라가 위험해지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0여분간 고성이 오고간 현장은 옆에 있던 전경들의 제지로 정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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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씨가 기자회견을 하던 중 이를 지켜보던 노인들과 강씨 사이에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 유성애


강씨는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우리나라가 당시 전쟁을 3·8선에서 멈췄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대화가 폭력적으로 오고 갈 수밖에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가 전쟁이 사라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전 세계에 영양실조가 없어야 한다는 말과도 같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전쟁 반대와 관련된 활동들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씨는 양심적 병역거부 운동을 벌이며 2010년 6월 병역을 거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 받은 뒤 복역해 지난해 출소했다.
#전쟁반대 #강의석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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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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