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1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긴급현안질의에서 "채동욱 전 총장과 임아무개씨(내연녀로 지목)의 관계가 틀어졌는데, 임씨가 채 전 총장과 모 여성 정치인 사이에 부적절한 관계를 의심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폭로하고 있다.
남소연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채동욱 전 총장과 여성 정치인의 부적절한 관계"를 언급하자, 본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여야 의원들은 서로 막말과 고성을 주고받았다. "(스스로) 무너진다"는 탄성도 터져 나왔다. 300여명의 초등학생들은 방청석에서 이 광경을 무표정하게 지켜봤다. 초등학생들은 이내 선생님 손에 이끌려 방청석을 빠져나갔다.
1일 막말과 고성으로 얼룩진 긴급현안질의를 방청한 초등학생은 380명에 달했다. 사회를 맡은 박병석 국회부의장이 "국민이 보고 있다, 품위를 지켜 달라"고 요청할 정도였다.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김진태 의원을 겨냥해 "확인되지 않은 풍문으로 '카더라'식 염문설을 뿌리는 건 국회 전체를 모욕하는 일"이라며 "면책특권은 '카더라'를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김진태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남윤인순 의원은 긴급현안질의 뒤 열린 의원총회에서 "막말정치, 카더라 식의 마녀사냥 정치를 끝장내야 한다"며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최경환 원내대표도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당 차원의 책임 있는 답변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배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많은 '카더라' 통신을 들어봤지만 이 정도로 윤리도, 양심도 없는 소설은 듣기는 처음"이라며 "오늘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여성정치인 전체를 테러했다, 여성정치인들의 명예를 훼손한 김진태 의원은 의원직 사퇴로 사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회 본회의장을 막장드라마 세트장으로 만들어"김재연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국회 본회의장을 막장 드라마 세트장으로 만들어버렸다"며 "대한민국 국회의 수준을 바닥까지 실추시킨 저질 발언에 대해 반드시 사과하고, 그 책임을 분명히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제남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어린 학생들이 오늘 김진태 의원의 선정적인 '카더라' 유언비어 유포를 보고 대체 무엇을 배울지 심히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채동욱 전 총장 사퇴와 기초연금 논란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김도읍 새누리당 의원은 "국정원 댓글 사건 진행 당시나 혼외자 사건까지 보면 채 전 총장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의무를 지킬 자세가 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인사청문회 당시 박범계 민주당 의원의 "파도 파도 미담만 나오는 (검찰총장) 후보자" 발언을 두고 '채동욱-민주당' 커넥션 의혹을 제기했다.
박범계 의원은 "그 소신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고 맞받았다. 그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법무부가 채 총장 감찰 결과 '사실에 가까울 정도로 입증했다'고만 했다, 혼외자가 밝혀졌다는 건 한 마디 못했다, 의혹만으로 쫓아낸 것"이라며 "채 총장의 '부적절한 처신=혼외자' 등식이 성립하냐"고 따져 물었다.
황 장관은 "충분한 정도의 증거가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