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 바이칼 열차
지성옥
둘째 날은 환바이칼 열차를 타는 일정이다. 슬류지안카~바이칼역을 9시간 달리는 환바이칼 열차는 3칸짜리 빨간띠를 두른 미니열차였다. 바이칼 호수를 달리며 아름다운 장소에 정차해 잠깐씩 산책을 하는 코스로 앙카 쏠카 철교, 빨라빈늬 고립마을, 슈미하터널 등을 둘러본다.
열차에서 호수의 아름다운 풍경과 단풍든 자작나무를 바라보느라 하나 같이 정신줄을 놓았다. 점심은 한식 도시락. 이틀 만에 먹는 김치가 왜 그리 맛있는지. 나는 한국을 떠나서는 김치 때문에 못 살 것 같다. 그리고 보드카. 짜릿하고 톡 쏘는 맛이 일품이었다. 기차에서 내려 사진을 찍어야 하는 데 취기로 똑바로 걸을 수가 없었다.
곳곳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가슴에 담고 우리는 열차에서 내려 저녁 식사 후 '반야'를 체험해 보기로 했다. 바이칼 호수로 뛰어드는 시베리아 사냥꾼 목욕법이다. 깜깜한데 강물로 뛰어들라니? 반야는 자작나무로 만든 사우나에서 나뭇잎으로 서로 등을 두들겨 주는 친절한 목욕법이다. 나는 쑥스러워 반바지를 입고 했다. 암튼 벗고 만나니 더 친해지는 것 같았다.
바이칼 호수의 33개 섬 중 가장 보석 같은 섬... 알혼섬